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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포 Oct 24. 2021

'돈키호테'에게 배우는 스타트업 전략

돈키호테,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 영화 포스트 / 네이버 영화>

 

돈키호테(Man of La Mancha, 1972)

감독 : 아더 힐러, 출연 : 피터 오툴, 소피아 로렌



‘돈키호테’의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ible Dream)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무찌를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참을 수 없는 슬픔을 견디고

용감한 자도 꺼리는 곳에 달려가네


바로잡을 수 없는 악을 바로잡고

아득한 곳으로부터 순수와 순결을 사랑하고

두 팔이 지쳐있을 때도 한 번 더 도전하고

닿지 않는 별을 향해 나아가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대표곡인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의 노랫말의 일부다. 영화 <돈키호테, 맨 오브 라만차)>는 이 뮤지컬을 토대로 제작됐다. '이룰 수 없는 꿈'은 돈키호테를 잘 설명하는 내용이어서 자주 인용되는데 소설 돈키호테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 곡은 1965년 조 다리온(Joe Darion) 작사, 미치 레이(Mitch Leigh)가 작곡한 것으로 1965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불리어져 세계적인 히트곡이 됐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를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스페인의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발표 당시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그저 웃음이나 주는 오락용 작품으로만 여겨졌고, 사후 200년간 별다른 평가를 받지 못한 채 묻혀있었다. 19세기가 되자 스페인이 아닌 외국에서 돈키호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독일의 낭만주의자들에 의해 재평가를 받았다. 독일의 쉴러(Friedrich von Schiller)는 돈키호테 유형을 영웅적이고, 매혹적인 열광주의의 구체화이자 이상에 대한 헌신, 영원한 정신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평가는 러시아 소설가 투르게네프(Ivan Turgenev)로 이어지는데, 그는 1860년에 논문 <햄릿과 돈키호테>를 발표했다.


투르게네프의 <햄릿과 돈키호테> 구분법은 오늘날까지 자주 인용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돈키호테는 신념이 강하고, 자기희생적이고 행동력이 있는 인물이다. 반면에 햄릿은 믿음이 없는 회의론자이며, 이기주의자이고, 행동력이 결여된 인물로 구분했다. 그는 “돈키호테 같은 인물은 대중으로부터 우롱과 조소를 당하지만 이를 잘 감당해내고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 결국은 신뢰를 받는다. 하지만 햄릿형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일로 머리가 꽉 차 있고 늘 고립돼 인류를 위해 아무런 공헌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돈키호테의 브랜드 네이밍 전략

돈키호테는 기업가정신과 스타트업 전략 차원에서도 많은 교훈을 주는 작품이다. 돈키호테는 준비 과정과 모험 과정을 마치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시제품을 먼저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며 최적의 제품을 만드는 전략)처럼 수행했다. 확고한 미션의 수립, 효과적인 브랜드 네이밍, 시장 테스트와 피드백, 그리고 적절한 팀 구성을 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모험 시장에 진출했다. 


돈키호테의 본명은 '알론소 키하노'이고 이달고 신분이었다. 이달고는 흔히 물려받은 유산은 더 이상 없지만 여전히 귀족이라는 긍지를 갖고 있는 몰락한 귀족을 지칭한다. 먼저 미션을 수립했다. 그의 미션은 편력기사가 되어 약한 자, 불쌍한 자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는 일, 아울러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었다.   


그다음으로 한 일은 활용 가능한 자산을 파악하고 새로운 이름을 짓는 일이었다. 투구를 찾아내어 손질하고 기사에 어울리는 브랜드 네이밍 작업을 했다. 먼저 사흘 동안 궁리해서 바싹 야윈 말의 이름을 고귀하고 듣기 좋게 ’ 로시난테’라 짓는다. 그리고 여드레 동안 자신의 이름을 짓기 위해 고민하다가 가문과 고향을 만방에 알릴 수 있는 이름, ‘돈키호테 데 라만차’로 결정한다. 그리고 기사에게는 충성을 바칠 공주나 귀부인이 꼭 필요했다. 궁리 끝에 소문으로만 들었던 마을 처녀 ‘알돈사’를 ‘둘시네아’라는 고귀한 이름을 붙이고 그녀에게 충성된 사랑을 맹세한다.  


<돈키호테의 브랜드 네이밍>


돈키호테의 스타트업 전략

돈키호테는 준비가 끝나자 처음엔 혼자 모험을 떠난다. 바로 Think Big, Act Small, Start Now!이다. 첫 모험이 그 유명한 기사 서임 에피소드이다. 이달고(Hidalgo) 신분의 돈키호테가 기사 서임을 받아 비로소 편력 기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 여기서  그의 특유의 실행력이 빛난다. 현실을 자신이 기획한 것에 적용시키고 다른 사람을 참여시키는데 탁월한 능력 발휘하여 성과를 이끌어낸다. 즉, 여관을 성으로, 여관 주인을 성주로, 작부를 귀부인으로 변형시켜 활용한다. 


돈키호테는 3일간의 첫 번째 출정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출정을 준비한다. 바로 스타트업에서 핵심적인 팀 빌딩을 한 것이다. 산초 판사를 찾아내어 이상적인 팀을 이룬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이상과 현실, 정신과 물질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대비되지만 서로를 보충하여 하나의 인간상이 창조된다. 팀 구성의 중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산초 판사가 보수를 요구하자 성을 점령하면 성주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한다. 현대적 의미로 해석하면 스톡 옵션이다. 돈키호테 후편에선 실제로 산초 판사를 지역의 총독으로 파견되는 장면이 나온다. 돈키호테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나는 행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돈키호테는 현실을 임의로 변형하여 자신이 기획한 바에 적용시키는데, 이것이야말로 그의 탁월한 능력이다. 훌륭한 말, 아름다운 귀부인이 없을지라도 그의 임무를 달성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더 나아가 돈키호테는 목적 달성에 대한 강한 의지와 대담함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도 자연스럽게 참여시킨다. "나는 행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돈키호테의 실행력을 웅변하는 말이다. 


티몬스 창업 모델을 창안한 제프리 티몬스는 "기업가 정신을 갖춘 사람은 현재의 보유 자원이나 자원의 부족에 연연하지 않고 기회를 추구하며, 비전의 추구를 위해 사람들을 끌어갈 열정과 헌신,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의지를 보인다”라고 말했다. 돈키호테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돈키호테의 스타트업 과정>


<돈키호테>에게 배우는 10가지 기업가적 교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시대상황에 맞는 계획 수립(환경 분석) 

2. 확고한 신념과 비전 수립(Start with Why)

3. 효과적인 브랜드 네이밍(돈키호테)

4. 뛰어난 실천력(Think Big, Act Small, Start Now)

5. 시장 테스트와 피드백(1차 출정 및 보완 ; Lean Startup)

6. 이상적인 팀 구성(산초 판사와 동행)

7. 강한 의지와 대담함으로 현실을 변형하여 자신이 기획한 바에 적용시킴(실행력)

8. 유사품에 대한 대처 능력(가짜 돈키호테 출현에 대한 대응)

9. 제2의 돈키호테 양성(산초 판사)

10.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



<'돈키호테에게 배우는 스타트업 전략' 특강 사진>


돈키호테를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시대착오적인 시골 기사의 이야기로만 여긴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시대착오적 해석이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는 돈키호테의 수용과정 중 왜곡되어 비정상적이고 황당한 캐릭터로만 알고 있다. 17세기 스페인은 악명 높은 종교재판이 횡행하고 사상이 통제될 때여서 ’ 풍자와 역설’을 통하지 않고서는 검열에 통과될 수 없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돈키호테의 진가를 알아보는 데 몇백 년의 기간이 소요됐다고 볼 수 있다.


2002년 노르웨이 노벨 연구소와 북 클럽스가 세계 50여 개국 100명의 유명 작가에게 "문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돈키호테'가 1위로 선정됐다.  오늘날 <돈키호테>는 인류 최고의 고전으로 불리고 있으며 성경 다음으로 외국어로 많이 번역된 책이라고 한다. 돈키호테에 대해서 토마스 만은 "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비범하고 자유롭고, 인간적인 작품인가?"라고 했으며 도스토예프스키는 "세상에 <돈키호테>만큼 심오하고 강렬한 것은 없으며, 인간 사유의 궁극적이고도 가장 위대한 표현이다"라고 극찬했다. 


라이프 지에서 선정한  "밀레니엄 100대 사건"에는 소설이 두 편 등장한다. 바로 셰익스피어의 '햄릿(1603)'과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1605)'이다. 참고로 밀레니엄 100대 사건의 1위는 '쿠텐베르그의 성경 인쇄(1455년)이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는 1616년 4월 23일 같은 날 사망했다. 유네스코는 두 문호가 사망한 4월 23일을 '책의 날'로 제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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