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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지데이지 Jul 30. 2019

야생에서 발견한 행복의 레시피

여름 독서토론이 선사한 즐거움   

크리스토퍼는 대학 학비 $24,000를 국제 빈민구호단체에 기부하고 알래스카로 떠난다. 가족과 연락을 끊고 산과 계곡, 바다를 누비며 농부, 집시, 가죽 세공 등 여러 사람을 만나 교감한다. 많은 이들이 남아서 함께 지내자고 제안하지만 그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북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2년 후 그는 홀로 산 중턱에서 길을 잃고 버려진 버스 안에서 혹독한 생존의 싸움을 한다. 배고픔과 추위로 몸은 쇠약해지고 고독에 지쳐 톨스토이의 <행복>을 읽다가 목이 매어 온다.  


24살에 생을 마감한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갈구하던 진리를 손에 넣었다. 그의 일기장은 이렇게 기록한다:

Happiness is only real
when shared.
행복은 누군가와 나눌 때만
현실이 된다.



어떠한 행복한 경험도 함께 돌아볼 사람이 없다면 의미 없다는 뜻이 아닐까. 지난 글에서 아빠와 친구분들을 보며 얻은 교훈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이번 여름, 나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


여느 때와 같이 똥머리를 묶고 컴퓨터 앞에 앉아 소설을 쓰던 어느 날이었다. 한 학원에서 연락이 와서는 국제학교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여름특강 영어 독서토론과 글쓰기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소설을 쓰면서 지친 마음이 학생들을 만나면 힘을 얻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면접 날짜를 잡았다. 서로의 간단한 소개 후, 원장님이 바로 페이를 오퍼 했다. 미소를 애써 감추며 나는 그와 악수했고, 그렇게 8주간의 특별한 경험이 시작되었다.


지난 6월, 7월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내 일상에 활력소가 되었다. 수업 반응이 좋았고, 수강생 수가 두 배로 늘어나 학원에서는 1년 계약을 제안했다. 여름특강이 내게 유익했던 또 다른 이유는 미국 청소년 소설을 깊게 들여다보는 경험이었다. 성장소설이 이렇게까지 깊이 있었나? 여러 번 스토리에 감동받았고, 작가들의 통찰력과 글솜씨를 향한 경외심이 생겼다. 이 감동을 학생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더욱 좋았으므로, 그 행복을 증폭시키기 위해 브런치 독자들과도 작품을 공유하려 한다.


브런치 여름특강: 미국 청소년 소설 엿보기


Books for Novel Study (Summer Intensive 2019)



커리큘럼은 2주에 한 권씩 읽는 스케줄로, 고전부터 근대, 역사, 판타지까지 카테고리별로 책을 선정했다. 이번 브런치 시리즈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여름 독서토론 방, 지혜를 얻는 버려진 버스 안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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