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림 Jun 02. 2023

선물

일상기록 프로젝트

유림 일상기록 프로젝트 <두시산책 : 선물>


“때로는 예상하지 않은 일들이

삶을 풍족하게 하는 이유가 되리라

믿는 한 사람입니다”


몇 해 전 연말

택배 하나를 받았다


내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고전영화 DVD였다


발송인의 정보가 없었기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선물의 출처를 열심히 찾았지만,

판매처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대신 발송인에게 지금 상황에 대해

공유하겠다 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나를 알게 된 그는

그동안 내가 올렸던 

영화의 리뷰들을 꼼꼼히 읽었고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들을 선별했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고 싶었다고 했다


일면부지의 누군가가 보내준 꽃으로

크게 한방 맞은 느낌이었다


‘선물’


남에게 선사하는 ‘물건’ 

아니 ‘마음’


순수한 마음을 받고

감사함 대신 의심을 갖었던

어리석은 순간이었다


몇 해 전 읽었던 시집을 꺼내

밑줄 그어놓은 구절을 읽어내렸다


“선물은 우연한 것일 때 마음에 더 새겨진다.

특히 낯선 사람으로부터 오는 선물은

인생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어느 순간 나를 감동시켜 자아의 문을 열게 하고

생생한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그런 우연한 선물이다”




#2023 #일상기록 #프로젝트

#두시산책 #유림산책

#사진에세이 #포토에세이

#좋은글 #좋은글귀

#선물 #우연한선물 #뜻밖의선물

이전 14화 버릴 것과 남길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