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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휴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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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bbi Jul 16. 2018

07. 연극(1)

어린 시절 소심했던 나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싶으셨는지, 엄마는 나를 어린이 영어연극단에 데려가셨다. 몇 개월 간의 준비를 거쳐 무대에 섰을 때, 별 것도 아닌 일에 혼자 웃음이 터져서 무대 뒤에서 선생님께 혼났던 기억이 난다. 내가 대사를 칠 차례인데 까맣게 잊고 멍때리던 기억도 나고. 그래도 무대에 서본 경험은 내게 꽤 큰 잔상으로 남아있었나보다. 십수년이 지나 대학교 수업시간에 음악극으로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는데, 어린 날의 기억이 겹쳐지며 큰 희열을 느꼈다. 내게 집중하는 관객들의 시선과 막이 내릴 때의 박수 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아닌 어떤 이로서 서 있는 나. 모든 것이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무대에 있는 순간만큼 나는 내가 아닌 채로 내게 집중했다. 주변의 모든 것은 잠시 사라지고, 나는 새로운 세계에서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 순간, 연극을 또 한 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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