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자라라

식집사의 행복

by 느긋한고양이

이사 오기 전 원룸에서 가장 즐거웠던 식물 키우기

이사하는 날 소중하게 식물들도 데리고 오고 새로운 아이들도 함께 구매했다.


물 주는 날이 되면 화장실에 다 모아두고 애들한테 말을 걸고는 한다 “얘들아 오늘 싹 씻겨줄게~”


푸릇푸릇 얼마나 이쁜지 모른다 잘 자라주는 애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다 잘 키우는 건 아니고 죽이기도 했다. 너무 많은 관심을 줘서 죽이는 경우도 있는데 목마르지는 않을까 싶어 자꾸 보고 이뻐서 보다 결국 과한 수분, 잘못된 관리로 시들어 죽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햇빛을 보지 않으면 기운이 없어지는 점. 우울함에 갇혀 밖에 나가기 싫지만 식물들에게 햇빛을 주기 위해 창문을 열었고 그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과 햇빛에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


물로 씻으면 나쁜 기운이 없어지는 점. 애들에게 물을 주는 날에는 나까지 개운해지는 기분이었다. 물을 넉넉하게 주고 분무기로 위에서 뿌려주면 잎파리에 생긴 물방울이 너무 이뻤다. 점점 기운을 차리는 게 눈에 보였다.


힘이 없을 때 영양제를 뿌려준다. 사람도 기운이 없으면 맛있는 요리, 병원에 가는 것처럼 식물들에게도 영양제가 필요한 시기가 있다.


과한 관심, 무관심 둘 다 독이 되고 가끔 잘 지내는지 혹시 힘든 일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주면 쑥쑥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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