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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제 Feb 14. 2022

겨울의 박하

겨울에 피는

1 하는 수없이 감정을 삼키면 목안은 감 줄기를 넘긴 것처럼 아려온다. 겨울에만 들려오던 단 하나의 소식도 이제는 뜨겁고 그리운 상처로 느껴져 세상의 추위는 박하향이 났다. 목구멍에 눌어붙는 공기를 목 넘기고 꾹 눌러 담을 종이와 그림들이 무거운 시간들에 꽃잎처럼 사라졌다. 그리움이 너의 집을 통과하여 시들어가는 표정을 지을 때. 계절은 봄이 되어 나는 혼자가 되고,  꽃이 움트면 너마저 사라지고 나의 목에 봄잠에 든 씨앗이 남아 계절을 살며 다시 겨울이 되면 꽃이 피곤했었다.



2 보고 싶다는 말과 노래는 창과 방패였다. 말은 창이 되고 방패는 노래가 되어 차이만큼의 간격이 계절의 끝 줄기와 시작의 사이만큼이나 허무맹랑했다. 간혹 이는 바람은 차가운 쇳소리처럼 날카로웠고 , 어디에선가 대신 부는 휘파람 소리가 났다. 피를 대신 흘릴 말이 있었다면 그 피와 나의 피는 다르지 않다고 말할 옆사람이 있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창과 방패도 아닌 이야기는 창도 방패도 되지 못한 사슬이 되었다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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