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칼럼을 읽고
메일함에 정지우 작가의 칼럼이 하나 들어왔다. 제목은 '사랑은 당신의 궤도를 따라 도는 것'. 작가는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 '내'가 아니라 타인으로 관심을 돌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무언가를 사랑하면 그의 세상이 궁금해진다. 살아온 날들, 관심있는 것, 무엇을 좋아하는지와 무엇을 곧잘 하는지. 그의 세계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마음. 내 세상에서 그의 취향과 세상으로 빠져드는 경험. 내가 아닌 다른 것에 빠지는 것으로 사랑은 시작된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이 만약 순수하게 자라난다면 그를 내 곁에 두고 싶다는 소유욕보다는 그를 존중하고 또 아껴주려는 마음이 커질 것이다. 바꾸려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해 주고 싶은 마음. 진심으로 그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려는 마음.
그렇게 사랑은 자연스럽게 이해로 이어진다. 이해하려는 노력은 결국 사랑이 된다.
뒤집어 생각하면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진정으로 이해할 때에도 우리는 그를 어느 정도 사랑해야 한다.
누군가로 인해 마음이 어지러워질 때 잠시 그가 되어본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않아 그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게 된다.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사랑인 것이다.
사랑은 타인의 세상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의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속을 탐험하고 경험할 뿐 아니라 직접 그가 되어보는 것. 입장이 되어보고 마음이 되어보는 것. 나와 같기도 하고, 또 지극히 다르기도 한 그를 이해하게 되는 것. 그렇게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