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한달살기2
1. 책을 느긋하게 음미하며 읽을 수 있다.
2. 여행과 삶이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다.
3. 함께하는 아이들에게 그 지역을 제대로 알게 해 준다.
나는 '한 달 살기' 예찬론자이다.
결혼 전 승무원 일을 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들을 여행했다.
짧게는 1일에서 길게는 3일까지 그 나라 그 도시를 여행했다.
하지만 짧은 여행은 늘 아쉬움이 들게 마련.
그때부터 꿈꿨을까.
매력 있는 한 도시에서 좀 더 느긋하게 둘러볼 수 있다면.
현지인들처럼 살면서 그 도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면.
한 도시를 충분히 알고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부터 '한 달 살기'를 막연하게 꿈꿔왔다.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한 나의 한 달 살기 여행은 시작되었다.
첫 번째는 2019년 5월 '제주도'
두 번째는 2021년 1월 '강원도 속초'
세 번째는 2022년 5월 '충청남도 보령'이다.
'한 달 살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내가 사는 '한 달 살기'의 매력은 다음과 같다.
1. 책을 느긋하게 음미하며 읽을 수 있다.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으며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예전에도 한번 읽었다.
하지만 내 삶이 바쁠 때, 휘리릭.
배고플 때 라면 면발을 삼키듯이 그렇게 읽었다.
충분히 음미하거나 사색하면서 읽지 못했다.
하지만 보령 한 달 살기에서 느긋하게 아침에 일어나 차 한잔과 함께 읽는 <어린이라는 세계>는 말 그대로 감동이다.
천천히 한 줄 읽고, 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사색한다.
특히나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어린이의 품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2. 여행과 삶이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다.
평소 집이란 얼마나 편하고 익숙한 곳인가?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도시 역시 평범한 일상일 뿐 쉽게 감흥이 생기지 않는다.
한 달 살기를 하면 그 도시가 주는 낯섬과 익숙하지 않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음은 불편할 수 있지만, 한 달이라는 정해진 기간 안에서 오히려 설레기까지 한다.
낯선 도시에서 여행하고 한 달살기 집으로 돌아와 푹 쉴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해 여행 일정을 소화해야 한 다는 이유로 중요한 곳은 빨리빨리 휘리릭 보고 지나 기지 않아도 된다.
여행은 하되 삶도 있다.
한 달 살기는 낯섬과 편함이 공존하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3. 아이들에게 그 지역을 '제대로' 알게 해 준다.
한 달 동안 그 도시에 머무르면서 충분히 그곳의 매력을 느끼고 체험한다.
지금 우리는 '보령'에 와있는데 갯벌에 거의 매일 간다.
어제는 밤에 해루질도 가보았다.
'낙지'를 잡고자 하는 아이들의 중대한 미션을 가지고서.
물론 낙지들은 해루질 초보인 우리들에게 순순히 잡혀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낙지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아이들과 좀 더 연구를 해보기로 했다.
밤 해루질을 위해 해드 라이터도 비장하게 준비했다.
안전하게 물때를 잘 체크하고서, 밤 10시에 우리끼리만 나간 해루질.
한 달 살기 하는 동안 부지런히 밤 해루질을 나가보기로 했다.
갯벌에 사는 작은 생물들과의 조우.
평소 자는 시간에 돌 틈에 숨어있는 그들과의 만남은 짜릿하기까지 했다.
학교와 학원에 가지는 않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대로 세상을 배워 나가고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게 느긋하고 여유롭게 자연을 누리는 것.
이 것이 바로 '보령 한 달 살기'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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