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오래 머물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12월 24일 수요일 문장밥
오늘은 드라마 속 문장을 가져와 차려봅니다.
서현진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JTBC드라마 <러브미>입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랑의 이해>, <은중과 상연> 작품을 연출했던 조영민 감독의 작품이구요. 이전 작품들에서도 느낄 수 있던 매력인 나레이션과 깊고 세밀한 감정선을 느낄 수 있어 매우 흥미롭게 2화까지 감상했습니다.
큰 상실과 슬픔 앞에 마주한 가족의 모순적인 일상의 장면을 보여주며 나온 주인공 준경(서현진)의 나레이션이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감독이 작품을 통해 하려던 말이 이 문장일까 헤아려 볼 정도로 두 회차를 관통하는 대사가 아니었나 싶네요.
인생은
어떤 빛나는 축복도
어떤 지독한 슬픔도
우리 곁에 오래 머물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지독한 슬픔보다
심장을 뛰게 만드는
내 분노가 더 중요하고,
지독한 슬픔보다
예기치 않은 작은 내 설렘이
더 중요한 우리 인생은
어떤 빛나는 축복도
어떤 지독한 슬픔도
우리 곁에 오래 머물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힘든 일을 마주한 사람에게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그 문장이 다 만져주지 못한 세밀하고 은밀한 고통과 슬픔, 그와 함께 느끼는 당혹스런 기쁨과 그로 인해 마주하는 수치와 치부까지 깊이 알아주고, 괜찮다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보듬어주는 듯해서 더 좋았습니다.
받아 써두고 싶은 문장이 많았습니다.
각본집이 나온다면 꼭 갖고 싶네요.
삶에서 마주하는 괴롭고 무거운 상황 앞에서 부끄러운 기쁨도, 민망한 분노도 오롯이 마주하고 품어주는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