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 님의 편지에 마음을 실어 보내요
나은 님 안녕하세요.
저는 저번주 합평 모임 때 몸살과 함께 마음에 병이 나서 그대로 모든 연락과 일정들을 최대한 미룬 채 하루를 푹 – 쉬었답니다.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쳤나 봐요. 사실 편지를 쓰는 지금도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 같지만, 애써 웃으며 – 애써 일상을 살아가고 있답니다.
나은 님의 고운 마음 잘 받았어요! 특히 종강과 함께 책 선물과 고요한 마음을 비는 손 편지를 받으니 얼마나 따스운지요- 이번에는 책 제목과 같이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시선집 제목을 지어 봤어요.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이전에 나를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어떤 것들이 나를 붙잡고 있는지, 어떤 것들을 나는 놓지 못하고 있는지 –
어쩌면 마음의 병도, 몸의 병도 내가 놓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오는 것은 아닐까 – 라는 생각을 감히 해보아요. 나은 님의 편지를 읽으며 침대에 깃든 이야기, 물건에 깃든 추억 때문에 참 마음이 여러모로 복잡해질 때가 있어요. 물건에는 죄가 없는데 말이죠. 어쩌면 물건은 세월을 지날 때, 추억도 같이 품게 되는 거 같아요. 버리지 못하는 물건이 생기는 이유 – 버려야 하는 물건이 생기는 이유도 다 하나 같이 추억을 머금고 있어서 아닐까요?
어쩌면 저는 안녕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관계 속에서 마음이 닳는 건 아닐지 고민하고 있어요. 안녕을 해야 하는 시점이 찾아오면, 저는 또다시 추억을 머금고 인사를 해야겠지만 말이죠 – 그래서 여러모로 몸과 마음에 병이 나기 시작하며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이전에 내가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놓아야 하는 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언제쯤 저는 편히 쉴 수 있을까요 – 끊이지 않는 일정 속에서 회피처럼 모든 걸 다 외면하고 싶지만 하나씩 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참 그냥 다 버리고 도망치고 싶은 요즘입니다.
그래도 해야죠,,
해야만 하죠,,
고운 마음이 닳기 직전에 글을 통해 다시 고운 마음을 되살려보아요.
다시 한번 감사해요 나은 님.
시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