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시원

누군가는 희망을, 사랑을, 평화를 외쳐야 하기에 말이죠.

by 삶예글방


나은 님, 이번 주는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편지의 특성을 빌려 안부를 주고받는 우리는 느린 마음으로 서로의 일상을 지켜보고 있는 듯해요. 모든 것이 빠르게만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서 편지의 답신만을 기다린 채 각자의 일상 속의 안녕을 빌기도 하죠. 나은 님의 편지 속에 담긴 고뇌와 슬픔이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서 일까요. 이번 한 주는 저도 ‘연결성’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생각했던 날들이었어요.


저번주 일요일에는 대구에서 독서 모임을 했는데요. 기후 과학자의 책인 ‘나는 미쳐가고 있는 기후과학자’를 읽으며 열띤 토론을 했답니다.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독서 모임 선생님께서는 여성 과학자가 쓴 과학 에세이를 선정하셨어요. 과학자이지만 ‘여성’이기에 겪는 일들이 흔히 ‘남성’의 영역이라고 불리는 과학에서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도요. 책을 읽으며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라는 챕터가 있었어요. 기후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기후 위기를 논하다 보면 자연스레 인권, 삶, 자연, 경제와도 같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작가는 하고 있었죠. 그래서 인권 감수성, 젠더 감수성과도 같이 ‘기후 감수성’을 지닌 채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어요. 나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연결 감각을 잃지 않은 채 말이죠.


나은 님의 편지를 읽으며 ‘연결성’에 대해서 많이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이란을 비롯해 지금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어쩌면 ‘연결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일지도 몰라요. 저는 이걸 감각의 특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아픔과 슬픔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나의 일’이 아니어도 함께 분노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 말이죠. 어쩌면 책을 읽는 것이 연결 감각을 키우는 데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저는 함께 울고, 분노하는 사람들의 곁에 있고 싶습니다. 연결 감각의 특권을 지닌 이들과 함께 외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힘의 논리에서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지워지는 듯해요. 왜 힘 있는 사람들의 싸움 속에서 항상 힘없는 사람들이 먼저 죽어 나가는 것일까요? 큰 위기를 마주할수록 점점 더 무기력해지는 건 기분 탓일까요? 착잡함과 무기력함이 동시에 드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희망을 노래해야 하지 않을까요. 희망을, 사랑을, 평화를 노래하고 싶습니다. 저는 오늘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부디 다시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부디 오늘은 푹 주무시길 바랄게요.

늦은 시간 편지 보내 드려 죄송한 마음과 함께,


시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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