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함으로 찾아온 너에게
기울어져가는 햇살 위에 마음을 얹어본다.
노랗게 물든 햇살 위에
각자의 이야기를 머금은
마음의 햇살이,
마음의 빛이,
마음 위에 스며들 때
안온함이 인사를 하다가도
머뭇거림 속에서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흔적을 남긴다.
안온함 속에 깃들여 있는 물음표들
무언가 해답을 기다리는 듯한 마음이
놓여져 있다.
알게 모르게 찾아온 안온함을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안온함을 그대로 머금는 연습을 한다.
마지막이 되지 않기 위해서,
자연스레 너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기꺼운 마음. 기꺼이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
그리고 안온함. 따뜻함이 느껴졌으면 해.”
안온함 -
안온하다 – 라고 느끼는 순간은 [조용하고 편안함] 속에서 자신만의 따뜻함을 머금은, 그런 순간들을 전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누군가와 있을 때 마음이 평안해지면 자연스레 그 사람의 온기가 느껴진다. 나를 평안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 그 사람과 있을 때 [나다워질 수 있는] 순간이 늘어날 때면 안온함을 느끼곤 한다.
따뜻함 –
내가 느끼는 사랑의 장면들은 따뜻하다. 편안하고, 또 평화롭다. 요동치고 유별난 게 사랑이라고 믿었던 날들. 뜨거워야만 사랑! 이라고 정의 내렸던 날들. 그러나 너무 뜨거웠던 걸까. 뜨거운 온도에 적응하지 못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한창 불타올랐던 사랑의 온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싹 – 하고 식어버렸다. 강렬한 감정은 어쩌면 한 시에 불과한 걸까 - 어쩌면 평온한 날들 속에서 이어지는 잔잔한 물결과도 같은 것이 사랑이지 않을까 - 정신 차리고 보니 스며들었던 너의 존재와도 같이, 사랑의 잔잔함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슴슴함 –
슴슴한 게 좋다고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잔잔함을 좋아한다. 유별나지 않은 사랑, 잔잔한 사랑 속에서 위로를 얻고 편안함을 느낀다. 각자가 정의하는 사랑의 장면들이 있겠지만, 나의 사랑은 대체로 잔잔한 모습이었으면 한다. 유별난 사랑을 겪었기에, 더욱더 잔잔함을 추구하게 되었다. ‘네가 좋아서 미치겠어!’ 하는 사랑은 대체로 얼마 가지 못했다. ‘미치겠다던’ 그는 어디로 가고 나를 그냥 ‘미치게만’ 만든 그이만 남았다. 이럴 거면 왜 그렇게 유별나게 사랑 고백만 한 거야. ‘참지 못해’ 고백을 한 그이는 또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참지 못해’ 나를 떠나곤 했다. 그래- 그런 게 사랑이라면 다시는 안 해. 라고 다짐을 하며 보냈던 수많은 날들. 마음의 문을 꽁꽁 – 닫았다. 유별난 사랑은 그렇게 대찬 ‘실패’ (아니 경험이라고 하자)로 마무리가 됐다.
이후로 유별난 사람 혹은 사랑보다는 자신의 모습을 지키면서 나를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섰다. 유별나지 않고, 호감을 표시하지만 서서히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 그렇게 나만의 온도에 맞게 사랑을, 사람을, 찾아 나섰다. 몇 번의 인연이 나를 스쳐 지나갔지만 여전히 서로를 보여주기에는 서툰 마음이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상대에게 나를 보여주기에 무서웠던 걸 수도 있다. 나를 보여주기 직전에 안녕을 고하거나 갑자기 자신을 섣불리 보여준 상대에게는 겁에 질려 도망쳤다. ‘나를 얼마나 안다고..’ 그렇게 몇몇 인연을 보내고 난 뒤, 서서히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을 찾았다.
기꺼운 마음 –
기꺼운 마음을 안게 된다. 그게 너라서 가능한 마음들 말이다. 기꺼이 너를 만나러 가는 것, 기꺼이 나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기꺼이 사랑을 노래하는 마음을 품는 것. 기꺼이 너의 세계를 품으려고 노력하는 것. 다양한 모습을 가진 기꺼운 마음들이 채워진다. 기껍다 – 라는 말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뻐하는 것]이라고 한다. 은근히 기뻐하는 마음. 은근한 마음은 자신의 색깔을 품고 은은하게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그렇게 품게 되는 기꺼운 마음 – 나의 마음은 은은한 기쁨으로 채워지고 있다. 혼자여도 괜찮다 – 라고 다짐했던 날들 속에서 함께 하는 기쁨을 누림으로써 나에게 기꺼운 마음들이 채워지는 날들.
그렇게 너는 오후의 햇살처럼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안온함 속에서 불안함을 애써 숨기려고 했지만, 불쑥 찾아오는 불안함들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들이 들어설 때면 너는 안온함으로 나를 달래 주었다. 평안한 날들 속에서 돌아오는 물음표들은 잠재되어 있던 불안 속에서 찾아오는 것들이었다. 안녕이라고 말하는 시간이 다시 찾아올까 봐– 가장 찬란한 순간을 누리기에도 아까운 지금, 아직 찾아오지 않은 순간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었다. 어쩌면 관계를 선뜻 시작하기 무서웠던 것도 내 안의 불안들을 넘어서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 –
나의 불안들을 잠재우기 위해서 너의 평온함에, 안온함에 기대었다. 천천히, 우리의 속도대로 나아가자 – 라고 다짐을 하게 했다. 기꺼운 마음을 안고서 말이다. 내가 다시 사랑이라는 놀이를 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을 안고 시작한 사랑의 모습은 잔잔했다. ‘너와 함께 할 때, 나의 모습이 좋아’ 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좋아졌다. 나의 모습이. 신기했고, 평화로웠다. 모든 게 자연스러웠다. 같이 있는 것도, 이야기 나누는 것도. 사랑의 모습을 하나둘씩 찾아 나서는 것 같았다. 너도 처음이고, 나도 처음인 사랑의 여정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찾아 나섰으면 좋겠는 바람이다. 각자의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사랑을 노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