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부자가 되고 싶어
한창 바쁘다가 다시 조금 여유를 되찾은 한 주였어. 이번에 론칭한 와인의 사진촬영이랑 포스터 제작을 외주로 맡겼는데, 작업물을 기다리면서 시간이 좀 뜨더라고.
갑자기 비어 있는 캘린더가 어색해서 릴스만 왕창 봤지 뭐야!
한 삼사일 어영부영 보내버린 다음에야 다시 정신을 차렸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보는데, 그동안 ‘해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가 잊어버린 것들이 엄청 많더라고. 우선순위가 끝도 없이 밀려 있는 일들도 잔뜩이었어.
바쁠 땐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고 그냥 눈앞에 닥친 일부터 처리하게 되잖아. 그런데 이번엔 오히려 그 틈이 생기고 나니까 내가 요즘 어떤 상태였는지, 내가 왜 이걸 시작했는지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
예전에는 거창하게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던 적도 있었는데, 사실 요즘엔 그냥 ‘뭐가 제일 돈이 될까’부터 따져보게 돼.
그러면서도 마음이 끌리는 건 애매하게 그 중간쯤 어딘가인 것 같지만 말이야.
‘뭘 하면 계속할 수 있을까’
이게 요즘 가장 큰 고민이고, 가장 어려운 질문이야. 정확히 뭐 하나로 딱 짚기는 어렵지만,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어떤 건지, 뭘 오래 붙잡고 싶어 하는지, 왜 어떤 일은 아무리 잘돼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지를 조금씩 알아가는 중인 것 같아.
예전엔 그냥 잘하는 일, 인정받는 일, 누가 봐도 괜찮아 보이는 일을 향해 달렸다면, 요즘은 내가 억지로 버티지 않아도 계속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더 많이 생각하게 돼.
우리 세대는 이제 120~130살까지도 산다고 하잖아. 옛날엔 평균 수명이 30~40살 정도였으니 이런 고민을 할 시간도 없었겠지. 그런데 지금은, 지금의 선택이 앞으로 80년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괜히 더 무겁게 느껴지는 거야. 시간이 너무 많아서 고민을 더 하느라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게 참 웃기지 않아?
어쩌면 삶의 방향성이라는 건 멋진 목표보다는, 그래도 계속할 수 있는 일들의 집합으로 정해지는 건지도 모르겠어. ‘이건 평생 해도 좋을 것 같아’ 싶은 감정이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들을 더듬더듬 짚어나가면서.
그래도 어쩌겠어 계속해야지. 부자 할머니가 되기 위한 끝없는 고민을!
또 편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