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서

너에게 꽃 세 송이를 보내

by 삶예글방


잘 지내고 있어?


지난주 편지에서도 바쁘다고 했었는데, 이번 주도 역시나 정신없이 지나갔어.



그저께는 가게에 필요한 꽃을 사러 꽃시장에 갔는데,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친구 생각이 나더라고. 일정이 빡빡해서 그냥 가야하나 싶었는데, 예쁜 꽃들을 보다 보니까 마음에 조금 여유가 생겼는지 ‘잠깐 들러서 꽃 몇 송이 나눠줄까?’ 하는 생각이 스쳤어.


물론 바로 다음 일정이 있어서 망설였지. 하지만 그 고민을 하는 동안에도 시간이 간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시간 낭비 같아서 그냥 카톡을 보냈어.


“지금 바빠? 근처 꽃시장 왔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꽃 좀 주러 갈까 하고.”

그랬더니 친구가 “번거로우면 안 와도 돼!” 하면서도 말투 사이사이로 기쁨이 막 새어나오는 거야ㅋㅋ

그래서 “주소 줘!” 하고는 냅다 전철을 타고 친구 사무실로 갔어. 친구 사무실에 도착해서 꽃다발에서 한 송이씩 꺼내 친구 손에 쥐여줬어. 나도 바쁘고, 친구도 일하던 중이라 딱 5분 정도밖에 못 있었는데 꽃 세송이를 들고 환하게 웃던 얼굴이 내가 본 중에 가장 밝아보이는거야. 이건 남겨놔야겠다 싶어서 사진을 몇장 찍고 서둘러 다음 일정으로 향했어.


사실 요즘은 친구들 얼굴 한 번 보기도 어렵잖아. 각자 일하는 곳도, 가능한 시간도 다르니까. 그래서 그런지 이런 짧은 순간이 오히려 더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 딱 5분이었는데도 환하게 웃던 얼굴이 하루 종일 잊히질 않더라고.


다행히 다음 일정에는 2분 정도만 늦었는데, 어차피 대기를 좀 해야해서 전혀 문제 없었어! 친구를 안만나고 일찍 도착했으면 막연히 아쉬운 기분이었을 것 같아.


팔에 짐은 무거웠고 잠도 부족한 날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덕분에 하루 종일 마음이 뿌듯하고 따뜻했어.

그러니까 문득 생각나면 연락해줘.


근처에 올 일 있으면 얘기해주고!

잠깐이라도 생각보다 오래 기분 좋더라.



또 편지할게. :)








재영 작가소개 최종.jpg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