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그때여서 다행이었다

어깨에 미리 담아둔 한가로움

by 삶예글방


후아. 벌써 다시 일요일이야!


나는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너무나 와닿는 일주일을 보냈어.


지지난주만 해도 공원에도 자주 가고 혼자서 아주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잖아.


그런데 지난 열흘간은 공원도, 돗자리도, 맑은 날도 잠시 멈춘 듯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지냈어. 오일파스텔은 꺼낼 엄두도 못 내고 말이야!


한동안의 '바쁨'에는 지인의 결혼식 참석도 있었고, 가보고 싶었던 모임 참여, (여러 번의) 당근거래, 가게 집기 정리, 병원 진료 등등 아주 다양했어. 한가했던 날들이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하루에 3~4개 일정을 소화하는 날도 있었지 뭐야!


특히 이번에 수입하는 와인의 마지막 절차가 드디어 마무리되어서 그것 때문에도 이리저리 신경 쓸 일이 많았어. 워낙 오래 걸려서 이제 진짜 끝났는데도 아직 실감이 안나는 지경이야. 다음 주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배송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손에 들고나면 그때서야 정말 실감이 날 것 같아.


초보 수입업자로서* 처음 하는 수입이라 모든 것이 어설프다 보니 그동안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생각해 보면 너무 신기할 정도의 타이밍이 많았어.



*초보 수입업자로서

서울에서 작은 와인바를 운영하며, 소규모 와인 수입을 시작했다.



포워딩 업체*를 찾아야지 했을 때도 마침 소개를 받아서 저렴한 가격에 아주 친절한 담당자님을 만나게 되었고, 통관 절차를 진행할 때도 아주 꼼꼼하고 센스 있는 담당자님을 만나게 되어서 내가 놓친 부분들을 매의 눈으로 잡아주셨어.



*포워딩업체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할 때, 현지 운송부터 통관까지의 복잡한 절차를 대신 처리해 주는 물류 전문 회사



특히 식품검사 대비를 할 때는 '내가 혼자 했다면 이대로 서류 거절당하고 전부 폐기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찔하더라고. 역시 전문가는 전문가다 싶고 너무 다행이었어.


비록 현지 에이전시와는 소통이나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한국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은 너무나 친절하게 자기 일처럼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


심지어 이번에 우연히 가게 된 점심 모임에서는 요식업 컨설팅하시는 분을 만났지 뭐야! 별도 비용도 받지 않고 가게에 와서 둘러보고 조언도 해주시고 함께 고민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 마침 수입한 와인의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던 차에 좋은 분도 소개해주셔서 같이 일하게 되었어.


만약에 지금이 아니라 두 달 전이나 두 달 후에 만났다면 같이 일하기에 애매한 타이밍이었을 수 있는데, 딱 필요한 시점에 만나서 버리거나 아쉬운 시간 없이 마음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게 되었어.


나 혼자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 한가롭게 공원에서 노닥일 때는 생각도 못했던 일들이 마구 벌어져서 참 신기해. 햇살이 좋을 때 충분히 즐긴 것도 너무 다행이고 장마가 시작되어 흐릿한 날씨에 바빠지면서 필요한 인연들과 이어진 것도 너무 좋은 타이밍이니까.


지금은 너무 바쁜데 공원에서 돗자리에 누워있을 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ㅋㅋ) 그때는 어쩜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쉬었을까 웃기다는 생각도 들고, 머리를 싹 비우고 쉬었던 시간이 있어서 지금의 바쁨을 견디는 것 같다 싶기도 해.


이제는 햇빛에 태워둔 어깨만 한가로웠던 시간의 증거로 남아있어.


모든 게 딱 그 타이밍이어서 좋았다!


또 편지할게~!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