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입어보라구요?
나 이번에 너무 재밌는 경험을 했어!
집 근처에서 진행되는 아침 모임이 있길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볼까 하고 나가봤거든. 거기서 어떤 분이 끝나고 성수동 쇼핑 스팟들을 구경할 거라고 해서 나도 같이 가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대림창고, EQL 같은 유명한 곳들도 함께 구경하고 빈티지샵에서 쇼핑도 하게 되었어.
한참 옷구경을 하다 보니 내 옷도 내 옷인데, 서로 잘 어울릴 것 같은 옷들도 계속 눈에 보여서 추천해 주게 되는 거야. 근데 아무래도 서로 그날 처음 본 사이라서 그런지 '엥 이게 어울릴 것 같다고?' 하는 옷들도 몇 가지 추천받게 되었어. 재밌는 건 그걸 입어보니까 또 어울리는 거야!
나는 귀여운 핑크색 체크무늬 원피스를 하나 추천받았는데 처음에는 정말
'엥 이건 정말 안 어울릴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깔끔한 걸 선호하는 평소 스타일과 영 딴판이었거든. 그래도 한번 입어나 보자 했는데, 이게 웬걸 내가 이미 옷장에 가지고 있었던 옷인 것처럼 잘 어울리는 거야. 심지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자마자 텍만 떼고 그걸로 갈아입고 돌아다녔을 정도였어.
나 혼자 구경을 했다면 옷걸이에서 꺼내지도 않았을 색이었는데 정말 재밌는 발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날 처음 만났으니 오히려 평소에 입는 습관 같은걸 잘 모르니까 지금 당장의 느낌이나 체형만 보고 추천을 해주게 되는 것 같더라고. 서로 모르기 때문에 숨겨진 면모를 더 잘 찾아줄 수 있게 된 거지! 너무 재밌지 않아? 익숙한 것도 좋지만 새로운 시선이 종종 필요한 이유가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면서도 다른 친구들은 나에게 어떤 옷을 골라줄까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고. 100명을 만나면 나라는 사람은 100명에게 모두 다른 사람이라던 말이 생각나는 하루였어.
내 친구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다!
또 편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