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두세 명이면 충분하지 뭐

by 삶예글방


이번 주는 꽤나 심란한 일이 있었어.


저번에 편지에서 얘기했던 요식업 컨설팅 한다던 사람 기억나? 점심 모임에 나갔다가 만났다고 했잖아. 가게에도 직접 와서 보고, 따로 비용도 안 받고 조언해 주셨다고 했잖아. 그땐 참 고맙고 든든했다고 썼었는데.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더라고.


알고 보니 요식업 관련 경력은 전혀 없었고, 가게 대관 등 막상 금전 거래가 필요한 상황이 되니까 얼렁뚱땅 자기 마음대로 하는 부분이 있는 거야. 금액이 크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더 늦게 발견했으면 손해가 꽤 날 뻔했어. 심지어 내가 애매한 지점을 지적하니까 묘하게 감정을 자극하면서 나를 휘두르려는 시도를 하는 거야. '섭섭하다', '상처받았다'는 식의 말들을 자꾸 반복하면서 마치 내가 뭔가를 잘못한 것처럼 몰아가려고 하더라고.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었지 뭐야.


하지만 나도

다사다난한 삶을 살아온 어른이로서..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지!


금전적인 부분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친목으로 그냥 개인적인 감정과 분리하면 좋겠다고 했거든. 확실히 소통할 수 있도록 전화로 하고, 가스라이팅 시도하는 것 같은 부분부터는 녹음도 했어. 다음날 가게에 오겠다고, 그때 더 얘기하자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나름 전화를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전화한 다음날 말도 없이 오지도 않고 연락을 안 받는 거야. 그러고는 그다음 날 아침에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놨더라고. 길고 긴 카톡 내용은 자기가 피해자인 척하면서 나를 탓하는 말들로 가득했어. 당연히 모임에서도 이미 나를 강퇴시켰고. 내가 모르게 새벽에 몰래! 아마 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얘기하기 시작하면 더욱더 수습하기 어려울 거라고 판단했던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인 건, 그렇게 나를 쫓아내기 직전에 모임 사람들 한두 명이랑은 미리 조심스럽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는 거야. 내가 너무 이상하다 싶었던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니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던 거야! 그 사람들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지만 다들 혼자서 나만 느끼는 건가 하면서 말을 못 하고 있었던 거지. 전체적으로는 모임에 좋은 사람들이 더 많으니 괜히 시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넘긴 일들도 많았다고 하더라고. 결국 그 모임은 나왔지만, 이렇게 연결된 두세 명 정도는 남게 된 거야.


어떤 모임이든 한 명이라도 따로 연락하는 친한 사람이 생기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데, 세명이면 아주 대성공이잖아? 이 사람들과는 조만간 따로 보기로 했고, 그걸로도 충분하고 너무 좋다고 생각해.




사실 이번에 많이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한 스스로가 대견하면서도 약간 짠하다는 생각도 들더라. 예전 같았으면 한참 충격받고 상처받았을 텐데, 이만큼 단단해졌다니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나 보다 싶어서 혼자 토닥토닥하기도 했어. 그 장문의 카톡에 대꾸 한마디 안 하고 무시했다니까? 대단하지? ㅋㅋ 괜히 감정 낭비하고 싶지 않았고, 말도 안 되는 말엔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지금까지는 꽤 밝은 내용을 주로 써서 이번 편지는 너무 부정적인 얘기인가 하고 쓸 때 좀 망설였어. 그래도 나름 해피엔딩이니까 괜찮지 않나 싶더라고~


혹시나

주변에 뭔가 쎄한 사람이 있는데 나만 그렇게 느끼나?

하는 고민이 된다면 꼭 주변에 살짝 말해보기로 해. 오늘의 교훈이야!


이상한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지만 그보다도 좋은 사람들이 더 많아서 다행이지?


다음 주엔 조금 더 밝은 내용으로 편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 편지할게~!








재영 작가소개 최종.jpg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