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까.

by 쭈야씨




나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주 오래된 계절 어딘가에서, 반짝거리고 있을 나를.


조금은 서툴고, 어설펐던 어린 시절 속에
서로를 바라보던 우리가 있었다.
우리는 다른 방향을 향해 걸었고
그 사이 나와 너는, 조금씩 낯선 사람이 되어 있었다.

요즘은 가끔, 그때의 나를 떠올린다.

햇살이 좋았던 어느 오후, 반짝반짝 빛났던 그 시절.

그런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구나—

그 생각이 문득 나를 멈춰 세운다.
너에게도 그 시간이 좋은 장면으로 남아 있기를…


아무렇지 않은 하루 속에서도,
문득 떠오르는 짧지만 따뜻했던 계절로.

조금씩 잊어버려도,
어쩌면 마음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그 계절을 조용히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부디,
잘 지내고 있기를.
아주 잘 지내고 있기를.




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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