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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ㅎㅈㅎ Mar 03. 2024

06_09. 안녕, 캄보디아.

2015년 12월 19일, 캄보디아 프놈펜

워크숍도 잘 마무리되었고, 이제는 정든 캄보디아와도 그리고 동고동락을 함께 한 우리 동료들과도 잠깐의 이별을 고할 때.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날은 정말 우리를 위한 시간,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기로 했다.

바로 캄보디아 전통 의상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기기로 한 것.

이곳을 어떻게 알아서 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사실 외관만 봤을 때는 그 정도의(?) 서비스까지 해주는 곳인 줄 전혀 몰랐다. 사진을 찍으면 바로 보정해 주는 전문가분들.

이곳의 서비스는 그냥 단순히 옷만 입고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었다. 메이크업부터 헤어, 의상과 액세서리 대여까지. 그저 진짜 몸만 가면 완벽한(?) 사진이 나오는 그런 곳이었던 것. 메이크업이 끝나고 나면 의상을 골라 갈아입고, 마무리로 헤어 스타일까지 개개인에게 맞게 세팅해주셨다. 하지만 사실 의상은 둘째 치더라도, 화장품이나 액세서리가 꽤 역사가 깊어 보였달까. 그래도 다 찍고 나서 피부 트러블이 났다고 한 분은 없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액세서리 또한 없던 쇠알레르기가 날 것 같은 느낌. 그래도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해보겠나 싶어 열심히 골라서 꼈다.  

사실 나는 핑크가 아닌 차분한 색감에 (자신 없는 내) 팔뚝을 좀 가려주는 의상을 입고 싶었는데, 막내라서 계속 양보하다 보니 그중에 제일 괜찮은 의상이 오프숄더 핫핑크였다. 할 수 없이 입은 옷이었지만 생각보다 색깔이 잘 어울리고 눈에 잘 들어와서 만족스러웠다. 액세서리 또한 입은 의상 색깔과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로 추천해 주셨다. 보정 전부터 이미 화려 그 자체. 옷을 다 입고 나면 흰 배경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배경을 포토샵으로 넣어주신다. 

완성본은 이렇게. 기대 이상으로 자연스러운 합성인데, 주인공인 인물이 어색. 그래도 이때 이 사진이 가장 추억이 깃든 사진이랄까. 

마지막 날이니까 스테이크도 먹으러 가보았다. 캄보디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식사.

레스토랑 자체는 분위기 좋은 양식당이었는데 요리 느낌은 뭔가 일식 스타일이었다. 

이곳에서의 식사가 왜 기억에 남았느냐면, 개인적으로 이렇게 돌판에 직접 스테이크를 구워 먹은 것이 이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나는 돌판에 굽는 스테이크를 먹을 때마다 캄보디아에서 먹은 스테이크가 생각이 난다. 아마 내가 먹은 것은 블랙앵거스 스테이크. 분위기 또한 한몫했겠지만 기대 이상으로 고기도 부드럽고 야채들도 맛있었던 기억에, 캄보디아는 고기 요리가 맛있다는 고정관념(?)이 생겼을 정도.

그리고 크루즈까지. 확실히 럭셔리하게 마무리한 여행이었다. 캄보디아 기념사진과 더불어서 추천하고 싶은 여행 코스. 여행의 마무리로 가장 어울리는 코스였다.  

가벼운 음료로 분위기를 내며, 식사도 함께 하고

캄보디아 음악도 함께.

그리고 아름다운 노을까지.

캄보디아와 그리고 동료들과 잘 헤어지기 위해 그만큼 즐겁게 또 알차게 보낸 하루였는데 이 날 하루로 인해 캄보디아와도 동료들과도 헤어지기가 너무 아쉽고 서운해졌다. 언젠가 캄보디아에 또 오더라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과 분위기 그리고 느낌이었다. 

프놈펜의 밤

누군가는 그냥 여행만 가는 것이 더 편하고 좋지 않겠느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가기 전부터 그리고 가서까지도 고민이 되고 걱정이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역시 고생을 한만큼 남는다고, 그동안 여러 여행을 다녔지만 이 캄보디아 여행은 특히나 더 마음에 남아 있는 여행이었다. 그저 여행만을 위한 여행은 아니었던 데다가, 워크숍을 준비하느라 여행 전부터 마음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있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이때의 인연은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이어져, 캄보디아에서 만났던 이들과는 SNS에 올라오는 사진을 통해 근황을 여전히 보고 있고 함께 방을 사용했던 동료와는 지금까지도 서로의 사적인 근황에 대해 축하를 전하고 있다. 


또한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그리고 기관의 허락을 받아서 갈 수 있었던 워크숍이었기에 캄보디아까지 가는 데 있어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들께도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나에게 좋았던 경험인 만큼 다른 동료들과 후배들에게도 언젠가 이런 기회가 눈에 들어온다면, 꼭 놓치지 말고 도전해 보기를 늘 권하고 있다. 고생한 만큼 많은 경험이 되었던 기회였기에. 연수를 경험하지 않았던 나와 경험한 후의 나는 어딘가 꼭 달라져있었을 것이리라,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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