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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ㅎㅈㅎ Feb 25. 2024

06_08. 캄보디아 워크숍 시작!

2015년 12월 17일-18일, 캄보디아 프놈펜

본격적인 워크숍 첫날. 

이 워크숍은 우리 팀이 캄보디아까지 해외연수를 오게 된 가장 큰 계기였다. 그러니까 이번 일정의 하이라이트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중요한 워크숍이었는데, 돌아보면 캄보디아에 오는 날부터 워크숍에서 사용할 영상도 제대로 챙겨 오지도 않고.. 지금 다시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하다. 아무튼 전날 두근거리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늦게까지 워크숍 발표 시나리오를 다시 읽어보고 정리했던 것 같다.

워크숍이 진행되었던 한캄 협력센터. 왕립프놈펜대학 내에 있는 건물인 만큼 건물이 깔끔하고 넓어서 워크숍이 진행되기에 딱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가 주로 워크숍을 통해 소개한 것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진행되는 자립지원 서비스인 평생과정설계(PPP, Permanency Process Planning). 프놈펜에 있는 장애인 유관 기관의 실무자들이 많이 참여했었는데, 이 워크숍은 캄보디아 실무자들의 열정과 노력이 여실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 팀은 각자가 결혼, 경제, 직업, 주거, 교육 등 한 파트씩을 도맡아서 준비도, 진행도 했는데 나의 주제는 '결혼'이었다. 캄보디아 언어인 크메르어로 통역까지 해주셔서 발표는 한국어로 진행했었다. 

나도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쉽고 집중도 있게 잘 설명하기 위해서 (까먹고 안 챙겨 올 뻔했던) 동영상을 나름 준비해 왔었는데, 역시 경험의 차이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선생님들은 대부분 참여자들이 직접 활동하는 콘텐츠들을 준비했었다. 다 같이 둘러 서서 간단한 손동작을 해본다거나 A4지나 전지에 모둠으로 생각을 작성하거나 그려본다거나.. 어쩜 똑같이 준비를 해도 이렇게 다르게 생각이나 준비를 할 수 있구나 하며 많이 배우고 느꼈던 시간이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캄보디아 실무자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참 많은 감명을 받았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나 상황적으로 많이 힘들지 몰라도, 이런 실무자들과 함께 하는 이들의 미래는 밝을 것 같다'는 생각을 워크숍 내내 해왔던 것 같다.   

마지막 시간에 다 함께 기록해 보았던 "의미 있는 시간". 단 이틀 동안의 워크숍이었지만, 캄보디아 장애인 복지와 한국의 장애인 복지, 그리고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페이스북 친구로도 추가하며 개인적인 교류까지 나누었던, 말 그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때 나누었던 시간들이 정말 좋았어서, 만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나는 여전히 그들의 소식을 페이스북으로 접하면 참으로 반갑다. 이 실무자들 덕분에 캄보디아에 대한 나의 인상 또한 '오랜 유적이 멋진 곳'에서 '사람들이 좋은 곳'으로 바뀌었을 정도랄까. 다시 가고 싶은 그런 나라, 그런 도시가 되었다. 


덧. 그나저나 워크숍에서도 사진 담당을 도맡아서 하다 보니, 정작 내가 발표한 사진이 단 한 장도 남아있지 않다는 충격적인 사실.. 사진 담당은 이럴 때 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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