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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내 Apr 13. 2021

개똥 치우기

잘 먹고 잘 싸기

조금 더러운 이야기.


혼자서 두 마리 개를 돌본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하루에 최소 2시간은 온전히 우리 강아지들을 위해 쓰고 있다. 소망이 배 쓰다듬고 안아주기, 사고 치는 희망이를 주시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그 시간은 더 늘어난다.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산책을 열심히 시켜야 한다. 산책하고 들어오면 꿀잠을 잔다. 그 틈에 할 일을 한다. 괜히 부스럭대고 움직이면 또 나가는 줄 알아서 최소한으로 움직인다. 개가 상전이다.


희망이는 나갈 때마다 똥을 싼다. 안 나와도 다리에 힘을 주고 똥꼬를 쥐어짠다. 그 모습을 보면 가끔 딱해서 고구마를 좀 먹여볼까 생각한다. 동시에 소망이처럼 하루에 한 번만 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소망이가 예쁘게 싸는 것은 아니다. 움직이면서 싼다. 놀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사람 아기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아기똥 냄새가 고약하다는 것은 안다. 우리 강아지들 것도 그만큼 냄새가 나긴 하지만 내 새끼라 그런지 참을만하다. 물티슈를 꺼내 똥꼬를 한번 닦아주고 똥 위에 올려놓는다. 봉지를 꺼내 그것들을 담는다. 들고 있다가 개모차 아래에 있는 바구니에 넣는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그 모습을 보더니 "사람하고 똑같네요."라고 한 말씀 하신다.


비가 와서 밖에 못 나가니 밥을 안 먹는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서 다음날 비가 조금 내리는데도 산책하러 나갔다. 집 앞 공원이 아닌 1.5km 떨어진 공원까지 갔다. 중간에 비가 그쳐 다행이었다. 애들이 너무 좋아해서 내일 또 그 공원으로 산책을 갈 생각이다.

장소 찾기. 너무나 신중해서 방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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