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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글쓰기 Apr 26. 2024

심방세동이란 병을 아시나요

2018년 연초 건강하던 사촌 동생이 뇌경색으로 입원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빠른 조치로 반신불수는 면했다. 찬 바람을 쐬면 안 된다고 3개월이 지나도 바깥출입을 못 하고 있다. 아내가 마침 옆에 있어 순발력 있게 대학병원에 빨리 달려가 위기의 순간을 넘긴 적이 있다.

내 소원 중 하나는 죽을 때 자식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깨끗하게 죽는 것이다. 누구나 깨끗이 죽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뇌졸중에 걸려 반신불수가 되고 치매로 후손들에게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나는 뇌졸중에 대한 두려움이 누구보다 많다. 1983년 저 우연히 몸살감기로 동네 병원에 갔다가 심방세동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간호사들도 심방세동이 무엇인지 모르던 시절이었다. 마침 담당 의사 자신이 심방세동이 있어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 발생 원인을 찾으려고 전국의 유명한 의사를 찾아다녔다. 어느 날 담당 의사가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권했다. “이곳은 치료시설이 열악하다’라고 하였다. 30여 년을 주치의로 돌봐 주었는데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할 때는 무척 섭섭했다. 

교통이 가까운 신촌에 큰 병원을 소개받아 그동안의 치료받은 기록을 보여 주었다. 담당 의사는 건강할 때 시술하는 게 좋고 기술이 좋아져 성공률도 높다고 권유했다. 2010년 12월 28일 3박 4일 입원을 했다. 30년 이상 오래된 심방세동이기 때문에 시술이 오래 걸렸다. 3시간 예상 시간이 여섯 시간이 걸렸다. 밖에서 기다리던 아내는 조마조마했다고 했다.

 수술은 개복하지만 시술은 몸에 관을 넣는 방식이다. 허벅지 사이 털을 면도로 밀었다. TV 장면에서나 보던 수술실은 장비는 유령같이 보였다. 수술대에 누우니 차가웠다. 마취는 60% 정도만 해서 레지던트와 의사 간 얘기가 다 들렸다. “혈압이 자꾸 떨어진다. 피가 멈추지 않는다. 이상하다. 심방세동이 심하다.” 의사 간 대화는 시술받는 환자에게는 무서운 공포 소리로 들렸다.

수술방식은 전극 도자 절제술로 고주파로 쏘아 절제하는 방식이다. 마치 프라이팬에 생선 튀기듯이 고주파를 줄 때마다 몸이 펄쩍펄쩍 뛰었다. 인정사정없이 100회 이상 고주파를 쏘았다.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수술 후유증으로 간질성 폐질환 폐렴을 앓았다.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고 가스 교환의 장애가 와서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른다는 심각한 병이라 했다. 6개월 이상을 치료했으나 처방 약이 잘못된 것으로 규명됐다. 현실적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있지만 피해는 환자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1차 시술은 성공 못 하고 2년 뒤 2차 수술을 또 했다. 2번을 시술했으나 완치를 못하고 현재까지 3가지 약을 먹고 있다.

6개월마다 진단받으러 갔으나 올해부터 강사 진료 제도가 없어지고 협력 병원을 지정해 동네 병원에서 편리하게 약을 사서 먹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항상 몸조심하는 버릇이 생겼다. 심방세동 발생원인 중 하나가 음주이므로 절대로 술을 못 마시고 있다. 심방세동이 혈전을 만들어 뇌경색을 일으키고 치매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최근에 규명되었다. 40년 전만 해도 심방세동이 어떤 병인지 간호사조차 모를 때였다. 오히려 나는 심방세동 때문에 항상 술을 삼가고 건강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 지금(76 세) 나이에도 테니스 3게임 정도하고 ‘강서구 테니스 대회’도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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