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속담에 “사람은 섬이 아니다.” 말이 있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 수록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왜 그럴까?
나도 가끔은 혼자 있는 삶이 좋을때가 있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나이가 들면서 부부 중 한명은 먼저 저세상으로 가고 나면 혼자 남는다. 혼자 버티는 삶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자식들이 바쁜 일상. 경쟁 중심 사회 속에서 관계의 소모로 인해 우리는 점점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모임이 끊겼던 어느 날, 혼자 살던 50대 직장인 A씨는 심각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평소 술자리는 자주 가졌지만, 정작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었던 것이다. 위기를 느낀 그는 동네 독서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고, 거기서 나이도 직업도 다른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 경험은 그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은영씨는 40대 중반의 교사이다. 결혼 후 육아와 직장생활에 쫓기며 오래된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겼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동창이자 절친이었던 친구의 부고를 전해 들었다. 장례식장에서 친구의 딸이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은영 이모 얘기 많이 했어요. 다시 보고 싶다고, 꼭 연락하고 싶다고요.”
그 순간 은영 씨는 눈물을 펑펑쏟으면서 그동안 친구를 찾지 못한 자신을 후회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친구라는 존재가 얼마나 귀중한지를 다시 깨달으면서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방향성을 가지게 됐다.
우정은 때로는 마음의 피난처이기도 하다. 삶의 고비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사회적 지위도, 경제적 조건도 아닌, 마음을 나누는 사람 한 명이 있다는 사실이 인생을 견디게 한다.
친구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속마음을 나눴던 날, 누구나 경험해본 그 ‘작지만 큰 힘’을 우리는 다시 만들어야 한다.
경쟁이 성공의 열쇠라고 배워온 우리는, 협력이란 말에 어색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일은 언제나 '함께'였다는 사실이다.
요즘 마을에는 작은 도서관이 많이 있다. 어느 마을에 작은 도서관이 운영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지역 주민들이 ‘책 친구 모임’을 만들어 스스로 운영을 맡았다. 각자의 직업과 능력을 살려 프로그램 기획, 책 정리, 홍보 활동 등을 나눠 맡으면서 도서관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마을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이 도서관에서 모임을 하고 책을 읽으면서 토의도 하는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경쟁은 개인을 성장시킬 수 있지만, 협력은 공동체를 성장시킨다. 회사에서도, 가족 안에서도, 친구 관계에서도 협력은 우리를 더 큰 성취로 이끌어준다. 요즘은 ‘윈윈(win-win)’보다 ‘위드(with)’라는 말이 더 중요합니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정도, 협력도 기술이다. 노력 없이 유지되는 관계는 없다.
대학생 시절 동아리에서 친해졌던 두 친구는 각자의 길을 가며 점점 소원해졌다. 그러다 한 친구가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연락이 다시 이어졌다. 다른 친구는 "결혼식도 못 갔는데, 다시 연락하기 미안해."라며 망설였다.
하지만 그때, 먼저 손을 내민 친구는 괜찮다면서 축하를 해줬다.
이 작은 용기가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이어줬고, 지금은 서로의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이모 엄마’가 되었다.
**관계를 유지하는 법은 어렵지 않다.
주기적인 안부 인사
직접적인 표현 “너랑 이야기하고 싶었어”
갈등이 생겼을 땐, 먼저 다가가는 태도
작은 실천이 우정을 지키고, 협력을 지속하게 한다.
삶은 혼자서 설계할 수 있지만, 혼자서 완성할 수는 없다.
지금 당신의 곁에 누가 있나요?
당신은 누구의 곁을 지켜주고 있나요?
“삶의 길에서 우정은 따뜻한 쉼표이고, 협력은 다시 걷게 하는 동반자이다.”
당신이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고, 협력자가 되어줄 때
삶은 훨씬 더 단단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우리, 같이의 가치를 믿고, 함께의 길을 걸어가보면 어떨까?
2025.3.30.
작가 김원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