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에 가다가 길거리에서 멍뭉이 한 마리를 봤어요.
낮 동안 집 밖에 매어놓고 햇빛도 받고 심심하지 않게 지나가는 사람 구경도 하라고 주인이 내어놓은 멍뭉이예요.
대부분은 제 집에 들어가서 잠 자고 있던 그 멍뭉이가 그날따라 많이 심심했던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놀아달라고 낑낑대고 애절하게 눈길을 주고 있더라구요.
저 혼자 그러고 있는게 자꾸 눈에 밟혀서 집에 가다말고 멍뭉이 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 몇 번 쓰다듬어주었죠.
근데 그 멍뭉이 녀석 나를 언제 봤다고 제 주인 대하듯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고 펄쩍펄쩍 뛰고 안아달라고 내 품을 파고들고 나랑 놀았죠.
그러고 돌아서려는데 그 멍뭉이 눈빛이 순간 너무 아프더라구요.
순전히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멍뭉이는 또 다른 누군가를 찾으며 놀아달라고 하겠지만 그 순간은 왜 그렇게 마음이 찌릿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당신에게 멍뭉이보다 냥이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
같이 놀아달라 안아달라 당신에게 애정을 갈구하고 당신 없으면 안될 것 같은, 그래서 돌아서면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지는 그런 멍뭉이 말고, 왠지 혼자서도 잘 지낼 것 같은 그런 시크한 냥이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
내 생각 할 때 당신이 지금보다 가벼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런데 암만 생각해도 나는 냥이보다 멍뭉이 같아서.....
그래서 나는 늘 당신에게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