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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는 사라지는 직업일까?

동네 학원 영어강사로 살아남기 9

by 메이쌤

결론 먼저 말하면 "아니다"



나는 인강 전성기가 오기 딱 직전 세대다. 메가스터디 등 인강 사이트들의 앞선 영업을 시작했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직전이라 둠강, 불법 다운이 너무 쉬웠다.

지금은 인강 전성기가 정점을 찍다 못해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비대면 수업이 필수가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강사의 미래를 걱정하지만 오히려 위기를 겪으며 확신을 얻었다.


강사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직업이다


전체적으로 현장에서 보아온 아이들의 상태와 동영상 강의(일방향), 화상강의(쌍방향) 등의 환경을 조합해 내린 결론이라 현직자의 의견 정도로 봐주면 좋겠다. 지금 우리가 지도하는 아이들은 텍스트보다 동영상에 익숙한 세대다. 좋게 말해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고 나쁘게 말해 집중력이 떨어진다. 현장 강의 > 화상강의(쌍방향) > 동영상 강의(일방향) 순으로 효율이 난다는 것은 모든 강사들이 동의할 것이다.


인강(동영상 강의) 만으로 모든 수업이 대체가 가능했다면 약 10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메가스터디, 스카이에듀가 학원업계 다 정복했어야 맞다. 홈트레이닝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헬스장, 개인 PT 다 문 닫아야 맞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나는 인간의 의지가 그렇게 강하지 못한 것에서 현상이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응원과 채찍이 필요한 존재다. 강사들은 앞으로도 학생들을 대하면서 그 역할을 계속 해 가야 한다.


물론 동네 학원들이 방향을 바꾼 것은 맞다. 강의식에서 코칭식으로 방식을 바꿨고 대형 수업에서 소형 수업으로 규모를 축소했다. 인강으로 수업이 대체 가능한 시대에 학원에게 바라는 것은 관리라고 말하는 학원이 많아졌다. 어떤 형식이든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기 없이 비대면 시대가 훅 다가왔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든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또 어떤 전염병 사태가 올지 모르고 재난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비대면으로 수업을 해야 하면 화상 수업에 맞는 수업 스킬을 키워야 하고 그 상황에서 조차 학생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방법을 연구하자. 그리고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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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의 중요성



나는 직업인으로서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자료 생성, 저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챕터를 수업할 때 교재 스캔본이 없다면? 갑자기 비대면 수업으로 전치사 수업을 해야 한다면? 뭐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을 가정해 본다면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줌(Zoom)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을 해야 할 때가 있고 그때를 위해 모든 책을 다 스캔본으로 가지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작 해봐야 한 반에 4~10명 가르치는 동네 학원강사들은 그런 거 없어도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각 단원마다 안 보고도 진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레퍼토리는 다 가지고 있어야 하고 반드시 본인이 제작한 자기만의 수업 자료가 아니더라도 주로 사용하는 무기(?) 정도는 있어야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반드시 자체 제작한 교재를 사용해야 하나? 하는 딜레마에 빠진 적이 있다. 특히 내신 대비 같은 경우 특히 그렇다. 몇 년간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문제는 그냥 문제 공장에서 만들어 낸 걸 사용하자" 그 사람들은 작정하고 그것만 하는데 굳이 내가 그것보다 잘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이해를 돕는 역할에 더 치중하기로 했다.


최근의 나는 수업자료를 pdf로 정리해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수업에 사용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수업용 개념서 제작은 일반적인 수업교재 제작과 또 다른 분야인데가가 말 그대로 강의용 자료다 보니 강사를 위한 강의용 설명서를 더 길게 써야 하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내가 잘하는 걸 하기로 했다. 나만의 방식으로 자료를 만들고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되게 재미있는, 새로운 이야기 인척 하면서 수업을 한다.


왜,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말이 막힘없이 술술 나오고, 아이들과 환상의 티키타카를 주고받고, 종료 2분 전에 모든 계획한 내용을 끝내고 여유롭게 마무리할 때 아이들의 한마디. 어? 벌써 끝났어요?


그 순간을 위해 수업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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