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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쌤 Jan 29. 2023

당신이 뭔가를 가르치고 싶다면

동네 학원 영어강사로 살아남기 44

오늘 글은 학생을 대하는 동네학원 선생님의 마음가짐.


1. 만약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아주아주 짧고, 비용이 지나치게 너무 많이 들어서 딱 한 번에 모든 것을 전수해야 하는 경우라면, 당신은 혼을 내서 학생을 가르쳐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수년 이상이고, (지불 주체가 학부모이긴 하지만)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고, 딱 한 번의 기회보다는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당신은 학생을 무섭게 가르칠 필요가 없다. 


2. 한번 가르쳤을 때 다 알아듣는 학생은 어느 집단에 있던 최상위 반에 있다. 그러므로 그런 학생을 가르치고 싶거든 최상위반만 가르치면 된다. 모든 강사가 최상위반을 가르칠 수는 없으므로 최상위 학생들이 나를 원할 정도의 실력을 길러야 한다.  최상위 반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격려와 칭찬으로 수없이 많은 반복을 통해야 겨우 뭔가를 배운다. 당신도 그랬을 것이다.


3. 적어도 학원 업계에서는 '학생이 내 말을 이해를 못 한다'라는 말은 '내가 학생을 이해시키지 못했다'라는 말과 같은 말이다. 


4. '숙제를 왜 안 했어?'라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하기 싫으니까 안 했겠지. 너무 당연한 거다. 숙제하는 게 좋은 사람이 어딨 나. 피아노 선생님이 다섯 번 연습해 오라고 했지만 나도 오늘 숙제를 안 했다. 운동 선생님이 개인 운동을 매일 나오라고 했지만 피곤해서 오늘은 빠졌다. 나도 오늘 숙제를 안 했다. 숙제를 왜 해야 하는지 너무 잘 아는 어른인 나도 숙제가 하기 싫은데 아이들이 어떻게 숙제가 좋을 수가 있는가. 대신 이렇게 묻는다 '선생님이 기다려 줄 테니, 늦더라도 언제까지 완료해올래?'


5. 초등학생을 보다 보면 중학생이 다 커 보이고, 중학생을 보다 보면 고등학생은 진짜 다 커 보인다. 그래서 칭찬을 안 해줘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모두 틀렸다. 몇 십 년을 더 살아도 칭찬과 인정에 목말라 살아가는 것이 인간인데, 고작 19년 미만을 산 아이들이 어떻게 칭찬 없이 하기 싫은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을 움직이는 건 칭찬밖에 없다 


6. 다들 각자의 고민이 있고, 다들 각자의 답이 있다. 아이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거든 직접 물어보라. 나도 가끔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선생님이 어떻게 할 때 여러분이 기분이 좋아?' 


7. 게으른 티칭은 학습의 난이도를 높인다. 바쁜 티칭은 지나치게 교사중심적인 수업을 하게 한다. 반대로 지나치게 학생 중심적인 티칭은 사교육에서는 조금 어렵다. 역시나 중요한 건 밸런스다. 


8.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매일매일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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