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리뷰는 거부한다. (막장 스포 주의.)
다소 과격한 표현과 매우 개인적인 생각이나, 대체로 이치에 어긋나지 않음을 밝히며 리뷰를 시작합니다.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과 해석이 담겨있으니 스포를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휴민트 HUMINT
이 영화에서는 대놓고 정보원이라는 뜻으로 사용한 것 같지만,
정보원이란 복어 사시미의 독처럼
조리 과정에서 노출되면 그 즉시 제거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 영화는 복어 사시미 같다.
복어를 회로 처음 먹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질겅질겅, 인내심 있게 씹어야 그 매력을 알 수 있는, 조금은 불친절한 요리.
그처럼 우리는 맛을 봤는데, 어떤 맛인지 평가하기 쉽지 않다.
단지 우리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만 선명하게 각인됐을 뿐.
그만큼 이 영화는 쉽게 드러내기 어렵고 탈이 날 만한
탈북민들의 실태,
건너 나라의 무자비함,
우리나라의 비정함 등을 소재로
깨나 대범하게 숭덩숭덩 포를 떠 우리에게 건넸다.
그 대범한 액션에 짜릿함과 스릴은 있었지만,
무슨 맛이냐 묻는다면 딱히 표현할 길이 없고,
무엇이 입가에 남았냐 묻는다면…
그 역시 딱히 해줄 말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이 말밖에.
박건, 듣고있나?
우린, 살아있다!
결말 해석: "살고 싶다."에 관하여..
박건은 조 과장에게 죽어가면서 뭐라고 속삭였을까? 정말 조 과장의 말처럼 "살고 싶다" 였을까?
딩동댕! 박건은 죽어가면서 살고 싶다고 말한 것이 맞다.
그 이유,
첫째, 사건이 다 끝난 마당에 자기편에게 굳이 거짓을 말할 필요가 없다.
둘째, 배때기에 구멍이 숭숭 나고 피가 풍풍 나는 상황에서
"고저, 처음 보는 잘생긴 남조선 동무! 내 청이 하나 있으니 들어주시라요, 내 여자의 오마니를 북에서 빼와 암 치료에 성공시키고 애미나이래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라요 부탁하갔습네다.."
라는 긴 유언을 남기기에는… 무리데스.
셋째, 휴민트라고 쓰고 '살고 싶다'로 읽는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 단어는 영화의 정체성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래서!
박건, 채선화, 조과장 — 그들 중 살아남은 사람은 누구?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채선화 단 한 사람.
조 인성은 초반 팔찌 받고 여자 못 구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팔찌 클로즈업 보면 여전히 영혼 빠개짐.
채선화!
그녀는 북조선에 끌려갔더라도 살아남았을 텐데, 남자 둘이 괜한 오지랖 아니었나…
타향에서 몸 팔아 엄마 살려,
물고문도 끄떡없어.
납치당한 차에 총알을 박아도
"이거 방탄유리야 이개××" 대사도 없이 움찔도 안 해.
목덜미에 주사 박았는데도 벌떡 일어나 총질로 '쿼드라킬' 갈겨.
토르야 뭐야?
망치질 한 방으로 다른 여자들도 구해.
남자들은 지 몸 하나 간수 못 하고 여기저기 빵꾸 나는데
기스 하나 없이 지혈해 주는 힐러 역할까지.
뭐 이 정도면 말 다 했지. 안 그래?
참고로 나 연영과 출신인데 배우들 연기는 뭐 구녕난데가 없어. 빵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