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신입

일잘러가 되고 싶긴 하니?

by 꿀별

일잘러, 독립해서 성공한 사람, 최고의 주식률을 획득하는 방법 등. 먹고사는 문제 관련한 모든 주제들이 도서시장에서 광풍을 불고 있다. 그리고 그 세 가지 주제 중 신입인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당연히 '일잘러'이다.


사실 일잘러에 대한 글은 쓰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 막 한 달을 넘긴 신입이고, 일잘러가 아닌 사람이 일잘러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게 모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일하면서, 다른 직원분들을 보며 느낀 감각들은 내게 꽤나 큰 배움이 되었기에 적어보고자 한다.



사소한 실수를 최소화할 것

몇 년 전 셰어하우스에서 만난 직장인 언니는 말했다. 의외로 신입에게 기대하는 건 없으며, 신입이라면 주어진 일에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그때는 언니가 나의 업계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몸담고 있는 마케팅, pr 쪽은 신입의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와 손맛이 필요한 곳이니까.


그런데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부터는 언니의 말이 떠오르곤 한다. 생각보다 실수를 많이 하는 내 모습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입사하고 제일 먼저 했던 실수는 영상 편집 후, 원본 영상이 뒤에 길게 늘여져 있는 것을 모른 채로 저장해서 보낸 거였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영상 편집을 진행하다 보면 원본 영상을 자르면서 그걸 뒤로 점점 보내게 되는데, 이걸 지우지 않은 채 함께 보내버리는 거다. 10초 영상은 2분의 영상으로 늘어나서 대리님께 전송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성된 영상을 한번 확인하면 해결될 일이다. 그런데 당시에는 완성됐으니 빨리 보내겠다는 마음이 앞서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결국 프리미어 프로에서 '/'인 짝대기를 누르는 쉬운 방법으로 실수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도 놓치는 내 자신이 창피했다.


이런 LH7r 실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태도 중 속도 역시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최선의 결과물을 빠르게 낼 수 있는 사람이 전문가인 것이다. 즉,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 시간을 오래 쓸 부분과 쓰지 않을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으론 디자이너님과 함께 포장일을 맡았을 때가 생각난다. 의욕 넘쳤던 나는 생활의 달인을 상상하며 무작적 하나하나 물건을 담기 시작했다. 반면 디님은 차분히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분류된 것들을 하나씩 봉투에 담았다.


디님은 분류뿐만 아니라 어떤 위치로 넣으면 봉투에 빨리 들어가는지까지 생각하며 일하고 있었다. 이 일을 진행하면서 무엇이 최선인지, 어떻게 하면 더 쉽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계산하는 거다. 이는 포장 작업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AI

예를 들어 나의 경우 영상편집을 생각해보면 매주 만들게 되는 광고, 유튜브, 인스타릴스 영상이 있다. 이걸 새로 만들 때마다 사이즈를 만들고, 폰트를 조절한다면 이러한 작은 시간도 모이면 나중에 큰 시간이 될 거다. 그래서 웬만하면 기본 틀을 잡아놓는 게 시간을 단축하는데 좋다. 그럼 나중에 그걸 클릭해서 기본적인 건 잡아진 상태에서 출발할 수 있다. 이렇게 줄여진 시간은 더 쓰기 좋은 곳에 충분히 투입될 수 있다.



홀로 공부할 것

우리 회사에서 마케팅은 처음 시도하는 것인데, 그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가 바로 나다. 신입인데 작은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나를 끌어줄 사수도, 구체적인 매뉴얼, 일을 어떻게 진행하면 좋겠다는 지시도 없다. 물론 대표님의 새로 해보고 싶은 소망과 대리님의 참고하면 좋은 꿀팁들을 받을 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굴지에서 땅 파듯 나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혼자 공부하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내 옆으로 와서 가르쳐줄 친절한 사수님은 없다. 다행히 나는 입사하기 전 이진선 작가님의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책을 봐서 그런지 사수에 대한 환상도, 로망도 없었다.(근데 이 정도로 멘땅에 헤딩하게 될지는 몰랐다.)


다행히 유튜브에 이미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사수님들이 계신다. 이미 정보는 많아 새로운 지식을 얻는 건쉽다.


업계 지식도 그렇다.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어야 내 일에 적용할 수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는 핸드폰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래서 아이폰 13 출시, 갤럭시 진행상황을 빠릿빠릿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키워드를 정해놓고 매일 아침 새로운 기사를 보는 게 좋다. (나도 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내가 일잘러 인지 아닌지는 자기 자신이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닌, 다른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거다. 갖추고 있는 자질도 많아야 하고, 이미 실력자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일 잘러의 길은 멀고도 험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회사에 오니 생각할 것들이 많다. 일도 잘하면 좋고, 독학력도 필요하고, 아는데 모르는 척, 모르는데 아는 척 등 다양한 센스들이 요구된다. 이런 걸 하나하나 생각하면 나는 아직도 갈길이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당장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대표님에게, 대리님에게, 디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고, 그걸 꾸준히 쌓아나간다면 나 역시 일 잘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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