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봇 턴
가을인데
물놀이 공원에 갔다
가을인데 여름 부채처럼
여름 인견 이불처럼
파도나
바나나보트를 타려고
가짜 흰 모래가 되쏘는
햇빛 바구니 담기 놀이나 하려고
아니다
다 아니다
눈이 아닌 발로
발의 눈으로 올려다 보기만 한다
기구 이름은 춤추는 탁발승
빙글빙글 돌며 꼭대기에서 아래로
회전하며 튜브가 내려온다
상승 없이 하강만 하는
오색의 튜브들
나는 그 아래서
맨발로 빙글빙글 돈다
한 발을 물 속에 고정하고
다른 한 발로 회전을 한다
멈출 줄 모르는
*피봇 턴pivot turn
발은 오래된 빗접처럼
늙지 않은 것이다
칠 벗겨진 서랍 속
장식이 떨어지고
빗살 빠진 빗
발은 옻나무처럼 독한 것이다
발은 옻나무처럼 먼 것이다
심장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어
잘 모르는 것이다
발이 두 마리 칠기처럼
물 속에서 돌고 돈다
찰박찰박한
흰줄무늬 자고새
폐장 직전 물놀이 공원
춤추는 탁발승은 곧 멈출 것이다
오색의 낙엽들이
기구를 채울 것이다
발은 오래된 빗접처럼
이곳에 머무를 것이다
서늘할 것이다
조용히
심장에서 가장 멀리
*쉘위댄시shall we dan詩, 연작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써야지. 춤추듯 시詩 한 켤레를. 토슈즈 없는
맨발로 발바닥이 벗겨지고 발가락이 툭 떨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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