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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만들어준 나만의 가치관

나만의 철학 – 이 취미를 통해 배운 것들

by 무공 김낙범

글쓰기 취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나 교훈은 무엇일까?


조용한 새벽, 나를 위한 글쓰기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새벽 시간, 명상을 하며 글감을 다듬는다.

처음엔 루틴을 방편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렸다.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다듬으며, 마음을 조금 내려놓기 위한 해소의 시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이건 루틴을 지키기 위함도 아니고 취미도 아니었다.

글쓰기는 내 삶을 해석하고, 나를 다시 세우는 시간이었다.


나에게 솔직해지는 연습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
가식도, 포장도 필요 없었다.

공원 산책에서 자연과 대화하며 얻은 영감,

사소한 일로 화를 냈던 일, 서운한 감정
내 안 깊이 숨어 있던 감정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깨닫는다.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그 과정은 내게 자존감을 주었다.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진심을 중심에 두는 삶.

이것이 글쓰기가 내게 심어준 첫 번째 가치였다.


평범한 하루도 이야기로 보이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위해선 관찰이 필요했다.

공원에 흐드러지게 핀 수양 벚꽃, 바닥에 떨어진 커다란 목련꽃
호수에 비친 정자의 풍경이 이제는 그저 지나치지 않았다.

산책하며 감정을 건져 올리고, 이야기를 발견하는 연습.
그것은 내 감수성을 더욱 섬세하게 만들어 주었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때론 냉혹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따뜻한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는 눈.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감각.

이것이 글쓰기가 내게 준 두 번째 선물이다.


한 줄이라도, 쓰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좋은 문장이 나오는 날보다,
하나도 써지지 않는 날이 더 많다.

비교에 지치고, 자존감이 무너질 때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어제보다 한 줄만 더 쓰면 그것으로 충분해.'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씩이라도
계속 써 내려간다는 것 자체가
내 삶의 태도가 되었다.

‘완성보다 지속.’
이 가치관은 글쓰기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주는 순간

가끔 누군가 내 글에 짧은 댓글을 남긴다.
“저도 그런 기분, 느낀 적 있어요.”

그 짧은 한 줄이 내게 커다란 위로가 된다.
세상에 나만 외로운 게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에 내가 닿았다는 경험.

그때 나는 알았다.
말과 글에는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힘이 있다는 걸.

그래서 이제는

이해하려는 태도와 공감하려는 마음을
더 의식적으로 품게 되었다.


취미가 철학이 될 때

돌아보면,
글쓰기는 취미가 아니었다.

나를 알고,
세상을 배우고,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솔직함, 관찰, 꾸준함, 공감.
이 네 가지는 글쓰기가 내게 남긴,
그리고 내가 앞으로도 지키고 싶은
‘나만의 철학’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도, 한 줄을 쓴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떤 삶이 나다운 삶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오늘도 천천히 써 내려간다.
어제보다 한 줄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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