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황홀한 곡선을 그려봐요.
살다 보면 종종 두려움에 빠질 때가 있죠. 특히 큰일을 앞두고 있다면 말이에요. ‘중간시험을 망치면 어떡하지.’, ‘수강 신청에 실패하면 어떡하지.’ 저도 여러분과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어요. 마릴라 아주머니와 함께 마차를 타고 고아원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돌아가고 싶지 않아 너무 슬펐지만 즐거운 기분으로 가기로 결심했어요. 지금까지 마음만 굳게 먹으면 대개 무슨 일이든 즐길 수 있었거든요. 물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했지만요.
마차를 타고 가는 동안 고아원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은 접었어요. 그냥 마차를 타고 있다는 생각만 했죠. 바로 그때였어요. 제 안에 있던 걱정이 사라지자 미처 보지 못했던 놀라운 풍경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어요. 먼저 눈부시게 반짝이는 햇살에 비친 푸른 바다가 제 눈앞에 펼쳐졌어요. 은빛 날개를 반짝이며 바다 위로 날아오르는 갈매기도 보았고요.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며 나도 저 갈매기처럼 자유롭게 바다를 날고 싶다는 상상을 했어요.
혹시 곡선의 의미를 알고 있나요? 뾰족뾰족하지 않고 끊어지지 않는 선을 말해요. 저는요. 나만의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기 위해서 걱정하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어요. 도대체 걱정과 곡선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만약 매일매일 걱정만 한다면 마음 이곳저곳에 삐뚤빼뚤한 곳이 생겨버려요. 뾰족뾰족한 선처럼요.
뾰족뾰족한 선은 마음 이곳저곳을 쿡쿡 찔러 생채기를 만들어요. 마음에 상처를 입고 병들어가는 것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을까요. 그렇다고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지는 않겠어요. 무수히 많은 점들이 모여 선이 되듯이 삶의 좋은 순간순간들이 모인다면 나만의 예쁜 곡선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아 그런데 예쁘다는 말만으론 뭔가 모자란 거 같아요. 아름답다는 말도 한참 부족해요. 아 그래요. "황홀하다."가 좋겠어요. 황홀한 곡선. 어때요. 참 멋지지 않나요?
여러분은 어떤 곡선을 그리고 있나요. 잘 모르겠나요? 당신의 머릿속이 새하얀 스케치북이라면 어떨까요. 한 번 즐겁게 살겠다는 다짐을 가지고 곡선을 그려보세요. 다 그렸다면 저에게 스케치북을 가져다주세요. 그럼 환하게 미소 지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