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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팟캐김 Jun 24. 2021

[팟캐스트책쓰기]⑩채널의 확대, 네이버 포스트의 시작

아쉽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팟캐스트 하나만 고집하기 힘들다

영상의 시대가 됐다고 해도 텍스트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종이에서 모바일 화면으로 옮겨왔을 뿐 우리는 여전히 텍스트를 통해 정보를 접한다. 뉴스 서비스가 네이버와 카카오에 있어 중요한 이유다. 


텍스트의 강점, 특히 30~40대 이상 세대에게 갖는 장점은 따로 있다. 속독이 가능하다는 점. 필요한 내용만 골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영상은 소리와 화면, 자막이라는 텍스트까지 합해 상황 이해도를 높일 수는 있다. 

그러나 어디에 어느 부분이 나오는지 살펴보기 쉽지 않다. 영상 속 내용에 대한 검색도 어렵다. 업로드를 한 사람의 제목과 설명에 많이 의존해야 한다. 


직장인의 팟캐스트에 있어서도 텍스트 매체와 병행해준다면 시너지가 높아지게 된다. 검색 엔진의 검색 확률이 높아지고 출판 등의 부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사실 자체적으로 수익이 나오는 최상위 인기 팟캐스트가 아니라면 출판이야말로 팟캐스트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블로그나 홈페이지 상의 팟캐스트 관련 대본 아카이브가 되는 것이고 이게 출판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의 전문가 팟캐스트로 출판에까지 이어졌던 채널 ‘뇌부자들’

     

전자책과 크라우드펀딩 등 플랫폼의 발달로 개인이 소규모 자본으로 출판을 할 수 있는 길도 열려있다. 자신의 채널에 애정이 높은 구독자가 다수 있고 이들이 그 책을 사줄 수 있다면 책을 통한 수익화의 길은 빨라진다. 


참고로 여러 직장인 출판 책을 보면 확인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 자신의 이름으로 발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차이다. 어느 한 분야에 대해 책을 썼다면, 쉬이 전문가 혹은 준전문가급으로 인정받게 된다. 

실제 적지 않은 책들이 팟캐스트에서 파생돼 나왔다. 유튜브 등 영상 매체와 비교해 대본 구성과 콘텐츠 전달력에서 승부를 봐야하는 매체 특성 상, 팟캐스트가 유튜브보다 출판에 더 없이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텍스트 항아리'를 만들자..네이버 포스트의 시작 


팟빵에서 추천하는 '이달의 추천 팟캐스트'에 2016년 10월 이후에 2018년 1월에 한 번 더 선정이 됐다. 팟빵 직원과 직접 소통도 할 수  있게 됐다. 이 즈음 팟빵은 소규모 팟캐스트 호스팅·큐레이션 업체에서 콘텐츠 전문 채널로 변모 중이었다. 투자금이 밀려왔고 여러 매체의 관심을 받았다. 트래픽만 놓고 봤을 때는 MBC FM 미니 앱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다. 월 순 이용자 수(MAU)가 150만을 넘겼다. 


팟빵은 이때 각자의 채널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홍대로 본사 사옥을 옮기고 지하에는 넓다란 강연장도 만들었다. 이 곳에서 팟캐스터 간 소통의 장도 마련하려고 했다. 이른바 팟빵의 직접 관리를 받는 채널 중 하나가 됐다. 


사실 김동희 당시 팟빵 대표와는 어느정도 교류가 있었다. 스타트업 취재 기자로 가끔씩 만나곤 했다. 오디오콘텐츠에 더 없이 애정이 깊은 인물이었다. 그를 통해 팟캐스트 운영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텍스트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도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다. 


팟캐스트마다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는데 이를 잘 살리면 출판으로도 연결이 가능하고, 팟빵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출판을 하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모아야 하는데, 운영 1년 반이 넘도록 대본 등 텍스트 콘텐츠에 대한 관리가 전혀되지 않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대본부터 제대로 관리하자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애드립으로 일관하던 방송 운영 방식도 대본에 의지해서 이를 읽어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중간중간 애드립을 넣더라도 중심 축은 미리 짜여진 텍스트로 하기로 했다. 


텍스트 채널을 하나 추가하기로 했다면, 이 채널을 뭘로 해야할지도 고민했다. 첫번째는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블로그도 있지만, 블로그는 개인 채널 성격이 강했다. 공동 운영자와 같이 작성하고 운영하기에는 부적합했다. 


게다가 블로그는 네이버 콘텐츠 생태계에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다. 지나친 어뷰징과 광고성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네이버에서도 예전만큼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 즈음 '이달의 블로그' 같은 추천 블로그 이벤트도 폐지했다. 


대신 포스트를 키우고 있었던 터였다. 전문적인 정보를 꾸준하게 올린다면, 검색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방침이었다. 


두번째는 브런치. 브런치는 작가들의 콘텐츠 아카이브 성격이 강했다. 포스트보다 덜 산만하고 전자책 같은 분위기지만, 검색에 있어 불리했다. 네이버 플랫폼보다 상대적으로 트래픽 유입량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몫했다. 


세번째는 티스토리 등의 독자 블로그. 우리 고유의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검색 빈도에 있어서 불리할 것이라고 여겨졌다. 우리의 주 타깃층이 네이버 이용자들이었고, 네이버 오디오클립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터라 시너지를 기대했어야 했다. 


어렴풋이 네이버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네이버가 키우려는 오디오클립과 포스트 플랫폼을 적극 이용해주면 검색 등에 있어서 우대를 해줄 것 같다라는 생각이었다. 이 생각은 1~2년이 되지 않아 맞아 떨어졌고, 소소하지만 채널을 유지할 수 있는 수익적 기반이 됐다. 


네이버 포스트검색 유입의 효과를 보다 


네이버 포스트의 운영 목적은 두 가지였다. 첫번째가 출판을 염두에 둔다는 점. 잘 지켜지지 않았지만 콘텐츠 작성에 있어 출처 등을 명확히 밝히고 이미지 자료도 풍부히 확보하기로 했다. 공동 운영자가 된 윰기자와도 이에 동의했다. 


두번째는 검색 유입. 포스트의 상단에 오디오클립 콘텐츠 링크를 넣었다. 대본을 포스트로 만들어 올리고, 그 콘텐츠 안에 '대본으로 만든 오디오클립 콘텐츠를 끼워넣는 식'이었다. 


이 전략도 어느정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1년 정도의 정체기가 지나고 나서 가끔씩 네이버 측이 추천 포스트로 올려줄 때가 있다. 그때면 오디오클립의 트래픽과 구독자 수도 덩달아 증가하는 게 지표로 보였다.     

오디오클립 사용자 분석 화면. 2020년 10월 포스트를 통한 방문자 비율이 20%까지 올라갔다     

 

오디오클립 사용자 분석 화면. 2020년 10월 포스트를 통한 방문자 비율이 20%까지 올라갔다


검색 유입 효과도 있었다. 2020년말까지 포스트를 통한 유입 비율이 15%에서 20%를 꾸준히 유지했다. 2021년 들어 출판용 원고 작성 등 바빠져 관리가 소홀해져 이 비율이 떨어졌지만, 쏠쏠하면서 주요한 플랫폼이었다.      


포스트를 콘텐츠 아카이브로 쓴다는 생각도 결과적으로 잘 통했다. 텍스트로 정리를 하면서 1차적으로 공부가 되고 2차적으로는 내가 작성한 콘텐츠 목록이 된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고, 리라이팅해서 다시 새로운 콘텐츠로 작성할 수도 있었다. 


이 중 하나가 주말용 기사였다. 회사 측에서는 전 기자들에 온라인 기명 칼럼 등을 써서 올리도록 하고 있었다. 주말에 떨어지는 트래픽을 잡기 위해서였다. 


보통은 숙제로 여기고 땜질식 혹은 면피용으로 보도자료 몇개 올리고 마는 식이었다. 주말에까지 일하라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대한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때그때 과거 작성했던 콘텐츠를 다시 써서 올리곤 했다. 한번 정성을 들여 만들어놓았던 글이었던지라 재가공 과정은 짧고 간편했다. 내용적으로도 풍부할 수 밖에 없었다. 


면피성 숙제에 정성을 들일 수 있게 되면서 훗날 또다른 행운의 기회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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