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리씨 Aug 14. 2019

잘하는 것/ 하고싶은 것

#69



무리씨는 그림 그리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건대 잘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십 년 정도 하면 장인이 될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십 년 넘게 업으로 그린 그림이 그저 그런거 같습니다.

어느날 그녀의 오랜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는 나를 가장 가까이서 보아 왔으니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무엇인지 알지 않아? 난 뭘 젤 잘해?”
한결같은 대답이 나왔습니다.
“너? 운전!”
“운전. 베스트드라이버”
“ㅋㅎ운전”

‘아… 운전! 난 운전을 제일 잘하고 있었다!’
운전이라.
운전은 내가 잘하고 싶어서 잘한게 아닌데. 잘하고 싶은건 그림인데..

운전을 잘한다는 만장일치의 의견을 들었지만 여전히 무리씬 그림을 잘 그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잘하는 것이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합니다. 또 어쩌면 나중에 무리씨가 잘하는 운전으로 직업을 바꿔볼 수 있겠단 가능성도 열렸고요. 운전면허증을 딸 때 나중에 혹여 트럭을 몰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1종 보통을 땄었는데 왠지 잘 한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마치 든든한 보험이 하나 생긴 것 같네요.
하지만 여전히 무리씬 그림을 잘 그리고 싶습니다. 비록 그림보다 운전을 몇 배로 잘한다고 할지라도요.
사람이 잘하는 것만 하고 살 수 있는거 아니잖아요?
무리씨처럼 잘 못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죠~

매거진의 이전글 비혼? /비식. 노웨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