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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리씨 Dec 30. 2019

그 시절 표정/ 질풍노도의 시기

#81


문득 옛날 사진들이 보고 싶어 먼지 쌓인채 구석에 꽃혀있는 앨범을 찾아 뒤적뒤적 넘겨보며 추억여행을 하던 무리씨.
‘어릴 적엔 남자 같았구나~ 머리를 이렇게 빡빡 민 적도 있었구나~ 아 촌스러ㅋㅋㅋ~ 그치만 귀엽고 재밌네~ 이 포즈는 뭐야~ 깔깔깔’ 이러고 웃으며 앨범을 넘기다 멈칫, 멈추고 몇몇 사진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진은 청소년기의 무리씨의 모습들이 찍힌 몇몇 사진들이었습니다.
누가 그 시절엔 뭘해도 예쁘다고 했나요?;;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그 속의 무리씨는 뭔가 우울하면서도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웃는 것도 안 웃는 것도 아닌 모습으로 웃고 있고, 세상의 짐을 혼자 이고 가는 무거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며 그 속에 있었습니다.
‘세상 고민은 혼자 다 하고 있는 얼굴이잖아, 이런 냉소적인 표정이라니!..’
한창 예쁠 나이고 그저 어떤 모습도 예쁠 거 같은 시절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못났고 미운 표정들로 그득한 모습들이 사진속에 있었습니다.
‘와 진짜 못났다~ 인생에서 가장 못난 시절이었구나 이때는!’ ㅋ 
‘왜 저런 표정으로 사진을 찍은 걸까?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것을 온 몸으로 말해주는 듯한 사진이구만’
‘지금의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이 나아진 것 같아. 진짜 다행이다;;’

청소년기와 이십때는 어떤 모습이 예쁜줄도 모르고, 내게 어울리는 것이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예쁘게 웃는지도 모르는 인생 절정 최대 어중간한 시기인거 같아요.
그래서 나같지 않은 어색한 모습들이, 부끄러운 모습들이, 우스운 모습들이 가장 많이 존재하기도하구요.

그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세상 진지한 모습으로 보낸 시간들이 그 속에 있었습니다.
나중에 더 나이가 들어 지금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더 못난 표정으로 존재 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그치만 먼 훗날 지금을 보게 된다면 ‘이 때 왜 이런 표정이었지?’ 라는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사진 속에는 나만 알고 싶은 나의 못난 모습들이 있을 거지만 그런 모습임에도 밝게 미소 짓는 내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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