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육아일기
5살 거니는 요즘 '마음'을 넣어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면, 저와 약속했던 일을 하기 싫어졌을 때.
(보통 TV 그만 보기, 이 닦기 등이 있겠습니다^^;)
"안 할 거야.", "하기 싫어졌어!"라고 떼쓰며 말하는 대신,
"거니 마음이 없어졌어."
"마음이 아닌거야."
라고 말합니다.
의미는 똑같은데 이상하게 '마음'을 넣어 말하면
"그래도 해야 하는 거야!"라고
단호하게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남편과 제가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도
서로의 의견이나 생각이 다른 것 같으면 불쑥,
"엄마, 아빠는 그런 마음이 아닌 거야."라고
한쪽을 변호하기도 합니다.
그럼 우리는 잠깐 멈춰서
서로가 가지고 있을 마음에 대해 생각합니다.
내가 너무 내 의견을 당연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살펴보기도 하고요.
옷을 고르거나, 점심 메뉴를 고를 때에도
제가 골라 놓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거니 마음이 있어."
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무조건 내 의견을
주장할 수가 없어집니다.
'마음'이라는 단어에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아이뿐 아니라
내 마음도 늘 그 자리에 있지 않으니까요.
결국, 거니가 마음을 넣어 말하면
수긍하는 쪽으로 내 마음이 옮겨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