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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박 Pilot Jun 28. 2020

비행기가 죽으면 가게 되는 곳(무덤)

약 4400대의 비행기 아리조나 투손. airplane boney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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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수명을 다하면 이곳으로 보내진다.

이곳은 미국에 뜨거운 태양 아래에 있는 아리조나 주에 투손이라는 곳이다.

미국 사람들은 이곳을 "the largest aircraft boneyard in the world"라고 부른다.

수많은 민간여객기,군용기, 수송기, 훈련기,경량항공기,초경량 항공기 등등이 세워져 있다.

약 4400대의 비행기들이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비행기들에 가장 거대한 뼈무덤

비행기가 수명을 다했다라는 것에는 두가지 경우가 있다.

1. 너무 낡아서 더이상 날아갈 수 없는 비행기
2. 비행기를 운영하던 회사에서 운영을 중단해서 날 수 있지만 무덤에 보내진 경우

1번 경우는 말 그대로 이 비행기는 정말 천수를 누리고 퇴역한 것이다.

항공기들은 기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만든지 40년 정도까지 쓸 수 있다.

하지만, 2번인 경우는 아직 충분히 날 수 있는 비행기가 사연이 있어서 이곳 아리조나에 '비행기의 저승'에 온 것이다.

그것은 항공사, 혹은 이 비행기를 운영하던 군,비행학교에서 운영을 중단하거나 부도가 나거나, 제작사에서 부품을 더이상 생산을 안 하거나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이다.

2번 항목에 속하는 비행기 중에 만들어진지 몇년밖에 안되는 비행기들이 있다.

그래서, 이 비행기 무덤 부근에는 "비행기를 완전 분해해서, 그 부품들을 판매하는 회사"도 있다. 

비행기는 한대를 통째로 파는 것보다, 분해해서 부품을 파는 것이 훨씬 더 돈이 된다.

내가 아는 기장님의 처형이 이런 회사에서 일하시는데, 몇달전에 에띠하드라는 중동의 항공사에서 보잉777비행기 몇 대를 이 업체에 팔아서, 이 업체에서 부품들을 분해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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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을 태우고, 잘 만들어진 활주로를 이륙하며, 멋지게 날아다니던 비행기들이

(혹은 항공모함이나 군공항에서 미사일과 기총을 장착하고, 터프가이처럼 날아다니던)

이렇게 황량한 사막에 세워져, 강한 모래바람과 자외선에 피부가 갈라져가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 조종사의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다.

아마 비행기 추락으로 인해 얻은 부상의 후유증 때문에 비행을 하기 힘든 몸이라 몇년간 비행을 거절 당했던 생텍쥐페리가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다.

(물론, 생텍쥐페리는 몇년 후에는 군에서 정찰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인간은 날개가 없다. 

땅에서만 살도록 창조된 인간이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없는 일이다. 

비행기들이 우리를 날 수 있도록 해주고, 우리를 멋진 곳들에 데려다 주었다. 

늙고 지친 말들을 죽여서 육포를 만들어 먹던 유목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정든 비행기들을 이렇게 버려두는 것은 잔인하게 느껴진다.

모든 것들은 세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비행기들은 제한된 시간동안만 날아다닐 수 있고, 하늘에 있는 시간이 영원할 것 처럼 느껴지고, 지속되었으면 좋겠지만, 결국에는 이렇게 사막 무덤에 세워지고, 조각조각 분해되어 외롭게 남겨진다.

사람에 인생도 비슷한 것 같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어 다니고, 불가능이 없는 것처럼 어떤 일에 도전하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어느 시점이 되면 더이상 높이 도약하거나 하는 것은 무리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시점이 온다. 


이런 생각들을 하면 살짝 외로워지기도 하지만, 

하늘과 여러도시들을 여행하고, 걷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했던 모든 시간들을 추억하는 것도 굉장히 멋진 일인 것 같다. 


비행기의 무덤 근처를 차를 타고 운전해서 지나친 적이 있다. 

그 때는 비행학교를 다니며, 비행시간을 쌓아야 했던 시절이라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아리조나를 차를 타고 스쳐지나면서도 이 곳을 직접 보지 못했다. 

내년쯤에 가족들과 비행기무덤을 방문해 봐야겠다. 

왠지 조금 쓸쓸할 것 같지만, 퇴역한 비행기들과 추억들을 공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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