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월요일 아침, 둘째가 말한다.
“엄마 왜 오늘은 화 안내요?”
“왜냐하면 엄마가 오늘 아침은 일찍 나갈 필요가 없거든. 그래서 그래.“
주간 판매 보고, 임원 회의 자료, 부진사유 보고가 없는 월요일인데 화가 날 리가 있겠니.
엄마가 없어야 자기 하고 싶은 걸 맘대로 할 수 있는 첫째는 내심 섭섭한 눈치다. 아무렴 어때. 엄마 오늘부터 집에 있을거야.
아침에 둘째를 데려다주러 나가면서 청소기를 돌리고, 커피를 사와서 책을 펼친다. 시간에 맞추어 아이들 밥을 챙긴다. 점심으로는 어제 먹고남은 회를 넣어 회덮밥을 해먹고, 차로 아이를 데려다준다.
이제 진짜 혼자있는 시간
낮의 집. 낯설기도 하고 오랜만이다. 12시에서 3시, 해가 가장 잘 드는 시간에 소파에 앉아 책을 읽자니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벅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햇볕에 발가락이 간지럽다.
회사에서는 느끼지 못한 별다를 거 없는 일상이 주는 편안함.
<살롱드경성> 책을 보며 안일하게 사는 나의 삶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은 갈치조림을 해서 아이들을 먹이고 밤에 퇴근한 남편을 만났다.
좋냐고 부럽다고 계속 문자하는 남편 ㅎㅎ
뭔가 정돈된 느낌의 집이라며 표정이 좋아보인다기에, 그런거 아니야~ 하면서 웃어 넘겼지만 우선 첫 날이라 좋기는 좋다.
무얼 할 지는 아직 미정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