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현재 나는 지난 10여 년 동안 해오던, 토목 관련 일이 아닌, 회사에서 베트남 파견으로 베트남에서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이 일이 앞으로의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삶이 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난 겸손을 위하여 기도하지 않겠다. 겸손해야 한다는 그 기도가 너무 무섭다는 것도 알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느끼는 베트남 생활은 선교사적인 삶을 산다고 생각을 한다. 한국사람들 특히 겸손을 모르는 한국 직원들은 베트남의 나라가 단지 한국보다 생활여건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무시한다. 그리고 단순하게 숫자로 사람을 파악한다.
단지 생산성이란 이름으로,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비교를 한다. 근데 정작 그들은 여유가 없으며, 그들이야 말로 비교를 하게 되면 너무 상식 이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그런 일을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생존 전략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무시를 할 수도 없으며 무시를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같은 한국사람들에게는 물론이거니와 나라가 다르다고 차별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개똥철학으로 단지 숫자가 사람이고, 사람이 숫자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선진국 회사랑 비교를 하면서, 직원들의 생산성만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선진국 회사의 복지와 급여에 대해서는 그건 그들의 나라니까? 라는 식의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마치 논리인 것인 양 말을 한다.
그리고 며칠 안되어서 바뀌는 제도, 그 제도를 불합리하고, 그래서 아니다고 말을 하면 깡그리 무시하는 지금의 모습이다. 그리고 베트남 직원들을 설득하는 일은 오롯이 나의 일이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만 한다. 너무 부끄럽다.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 말이다. 그들에게 좋은 문화와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을 하지만,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이 모조리 모든 것을 앗아 간다.
선교사적인 삶을 사는 것은 그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한 영향력을 주기 위함이다. 한국사람들은 다 같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외치고 싶다. 왜 무조건 한국사람은 빨리빨리만 말하는지, 왜 한국사람들은 화를 내고 설명을 하지 않는지 그리고, 왜 갑자기 제도 바뀌는지. 나 역시 이런 의문이 있다. 그리고 부끄럽다.
나의 친구들, 내가 공항에라도 가게 되면, 근처 소매치기가 있다고 마중 나오는 녀석들.
모르겠다. 솔직히 지금의 베트남 파견이 얼마까지 지속될지, 그 기간 안에서만이라도 내가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다. 계속되는 링위의 잽으로 KO가 되지 않게, 근데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다. 지속되는 부끄러움과 지속되는 비판에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