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사계절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의 전환점을 이야기해 보라고 하면 바로 결혼 후 첫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 그리고 육아의 세계에 입문하여 아기를 키우면서 지내온 1년이라는 육아의 사계절을 보낸 그때일 것이다.
이제 이 정도 나이를 먹어보니 어떤 계절이든 의미 없는 날씨, 감정, 생각들이 없기에 모든 계절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그렇게 난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을 좋아하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바라보는 눈을 키워가게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 준 존재가 누구일까? 이 세상에서 가장 바꿀 수 없는 것이 사람이라는데 나의 겉모습은 변하지 않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내가 결혼하고 육아에 입문하기 위해 아기 준비를 하면서부터였다. 내 뜻대로 되는 게 없었고,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서 아기를 기다리게 될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아기를 만나기까지 신혼 기간 1년, 아기 준비 6개월, 산부인과 1년, 총 1년 6개월 동안에도 아기 소식이 없다 보니 선생님께서는 난임센터를 가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내 생애 두 번째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
먼저 아기 소식을 전했던 동생에게 온 마음을 다해서 축하 해주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며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안 좋았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이 성장하고 나라는 존재를 직면했던 시간. 그 시간이 모여서 결국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의 넓이와 깊이가 달라졌다. 나의 민낯과 온전한 사랑을 경험하는 육아의 사계절을 경험하며 오늘도 매일 아기와 함께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이 책이 연애 · 결혼 · 육아를 망설이는 청년들에게, 결혼은 했지만, 출산을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육아를 시작하는 마음이 두려운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격려를 해주고 싶다. 당연히 육아라는 것이 힘든 것이지만, 오히려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고, 그것보다 더 곱절의 사랑을 경험하는 시간임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