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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리그레이스 Oct 22. 2023

1장. 너를 만난 봄, 첫번째 이야기

1화. 아기와의 인연을 맺기까지


1장. 너를 만난 봄


1화. 아기와의 인연을 맺기까지


나에게 이런 일이, 난임

결혼 후 1년 동안의 신혼기를 가지고 자연 임신 준비 6개월이 지나도록 아기 소식이 없었다. 왠지 임신 준비 과정을 주변에 물어본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기도 했던 나는 고군분투하듯 임신 정보를 얻고 나름으로 열심히 아기를 가지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데도, 좋은 소식을 주변에 알릴 수가 없는 마음의 무게도 함께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결국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산전 검사와 남성 정자 검사까지 모두 마친 후 결과는 나는 질염 치료가 필요했고, 신랑님은 정자에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듣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만 치료 잘 끝나면 금방 아기를 가질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질염 치료 후 산부인과에서 매달 배란일을 예측해서 알려주시면 숙제하듯 임신 가능성이 높은 날에 부부관계를 맺으며 아기를 가지기 위해 준비한 지 1년 동안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중간에 나팔관 조영술을 통해 나팔관이 막혀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검사까지도 진행했었다. 한쪽이 조금 막혀 있어서 뚫은 것도 시도했으니 다음 달에는 좋은 소식을 기다려 보자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병원에 다니면서 언젠가는 좋은 소식이 올 거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음식조절 및 운동까지 해볼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총동원했던 시간이다. 하지만 설마 했던 우려의 말을 산부인과에 다닌 지 1년이 되던 해 한 달 전 배란 유도제 약까지 먹었는데 2018년 5월도 임신테스트기로 단호박 1줄과 생리가 시작되면서 다시 병원을 방문하니 선생님께서 이제 좀 더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는 게 어떨까 싶다고 권유하셨다.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시나리오가 아니라서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표현이 딱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나도 모르게 ‘이제 난 엄마라는 꿈은 접어야 하는 걸까?’ ‘내가 난임일 수 있어서 난임센터를 가보라는 걸까?’ 머릿속에서 수도 없이 다양한 생각들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산부인과에서는 좀 더 큰 난임 전문병원을 가보라는 권유를 듣고 엄마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무슨 난임이냐고 회사 일로 매달 마감으로 예민해서 그런 게 아니냐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를 해주셨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진짜 너무 슬프고 이대로 엄마라는 이름을 불러주는 내 아이를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회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들었던 생각은 ‘아이가 없으면 어때? 그래도 난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했잖아. 그걸로 충분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나 스스로를 다독여 주며 발길을 돌렸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그렇게 한 2주 동안 난임센터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나, 우연히 카톡 소개 사진에 친한 동생의 출산 소식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연락을 해보았다. 오랜만의 연락에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친한 동생에게 난임센터를 가봐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자기도 오래 걸렸고 자신이 먹었던 영양제부터 다양한 노하우 전수를 해주었다. 그리고 동생 남편이 하는 한의원에 와서 한번 진맥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해 줬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랑님과 함께 가보기로 예약했다. 신랑님과 함께 한의원에 가서 체질 검사를 해본 결과 아직 두 분 다 자연임신을 시도해 볼 만한 정도로 건강이 양호한 편이니, 체질에 맞게 음식조절하고 침 치료를 꾸준히 일주일에 2~3회는 받아보는 것으로 몸을 만들어 보자고 하셨다. 회사와 집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곳으로 추천을 해주셨고 본격적으로 평일 2회 주말 1회 이렇게 침 치료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임신테스트기, 20번의 한줄 끝에 드디어 만난 기적의 두줄

처음 임신 테스트기 한 줄을 만났을 때는 이제 시작이니깐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두 번 세 번 그렇게 임신 테스트기를 할 때마다 낮아지는 자존감을 온전히 감내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린 순간인지 매번 테스트기를 할 때마다 실패였기에 점점 임신 테스트기를 할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침 치료 시작한 지 3달 만에 생리 날짜도 지나고 임신 테스트기를 해보니 두 줄이 나와 그다음 날 바로 산부인과로 향했다. 나의 간절한 마음이 닿았던 것일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편히 먹었을 때쯤에 지금의 토브가 엄마 뱃속에서 무사히 안착하게 되었다. 그렇게 난 드디어 엄마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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