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모닝까지는 아니더라도
미라클 모닝을 중도하차했다. 아침잠이 워낙 많다보니 하루를 일찍 여는 시간의 능률을 크게 활용하지 못했고, 줄어든 잠은 피로를 만들어 하루의 집중도를 더 떨어뜨렸다.
그래서 목표를 ‘하루 30분 일찍 출근하기’로 다소 낮게 설정했는데, 놀랍게도 이 별것 아닌 목표가 생각보다 내 삶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안겨주었다.
빠듯하게 출근하던 시절에는 아침의 모든 상황이 짜증의 대상이었다. 늦게 오는 지하철- 늦게 바뀌는 신호- 늦게 켜지는 컴퓨터 등등이 내 모세혈관을 건드는 요소였는데, 돌이켜보니 그 늦음은 모두 주변의 것이 아닌 온전히 나로부터 만들어 진 것이었다.
하루 30분 일찍 출근하면서부터는 그러한 미세불안을 겪지 않았다. 지하철을 눈앞에서 놓치든, 신호를 못 건너든, 컴퓨터가 조금 늦게 켜지든, 조금 기다리면 그 뿐이니 불안요소가 될 리가 없었다.
회사원으로 살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타의에 의해 불안의 상황에 내몰린다. 회사 일은 정해진 기간 안에 성과를 내야 하는 일이고, 나는 그 기간에 맞춰 달리는 엔진과도 같은 존재이니, 절대적으로 내 입맛과 상황에 맞춰 움직일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내 선택으로 줄여갈 수 있는 불안의 상황은 확실하게 존재하고, 나는 그 공정이 30분 일찍 움직이는 사소한 습관 속에서 발현된다고 생각한다.
미라클 모닝, 낙오해도 괜찮다. 솔직히 말해 나는 앞으로도 새벽 기상은 절대 하지 못 할 것 같다. 그렇지만 나만의 미라클 모닝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에 있고, 조금씩이지만 그 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새벽까지는 아니지만 계속가본다면 이른 아침정도는 될 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는 게 힘들지만, 무거운 아침을 기쁨으로 열어젖히는 날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도 나의 눈꺼풀 다이어트는 계속된다.
1. 달빛에 폰 그만 보고 30분 일찍 내려 감기
2. 기상알람 그만 끄고 30분 일찍 들어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