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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보니 내게 맞는 걸 알겠어!

삿포로 여행 ep.10 삿포로 호텔 : 라젠트, 게이오, 솔라리아, 멧츠

by 사이 Mar 13. 2025

삿포로 여행 ep.9 삿포로 닛코 호텔 프렌치레스토랑 '미쿠니' 에 이은 글입니다.




라젠트 스테이 삿포로 오도리 호텔
삿포로가 처음이라면 적극 추천!

삿포로 첫 여행에서 첫 숙소는 스스키노역 근처에 있는 라젠트 스테이 호텔. 비즈니스호텔 객실 보단 넓어 캐리어를 펼쳐 놓아도 번잡스럽지 않았다. 작은 소파와 테이블은 테이크아웃해온 타코야키를 먹는데 편리했고 늦은 저녁 언 발을 녹이기에 충분한 대욕장도 있어 안락했다. 커튼을 젖히면 반짝반짝 관람차가 돌고 있어 여행 온 마음을 더 들뜨게 한다. 춥고 미끄럽지만 길만 나서면 코너 돌아 고소한 라떼의 대명사 바리스타트가 있고 길 건너면 백화점과 드럭 스토어, 메가 돈키호테도 쉽게 당도한다. 호텔 인근에는 라멘과 양고기집, 수프카레 등 대표 먹거리 맛집들이 즐비하고 흰 눈의 전차와 니카상도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어 첫 관광이라면 단연코 추천할 만한 숙소다. 다만 기차 타고 근교 여행을 가거나 아침 일찍 출발하는 일일투어가 있다면 삿포로역 근처 숙소가 더 나을 듯싶다.


소파와 테이블이 한편에 있고 창밖은 관람차가 있어 들뜸. 숙소 바로 옆집 라떼 맛난 바리스타트




https://maps.app.goo.gl/9BieMmMm1QaVwJPY9


https://maps.app.goo.gl/matu73GLw8TXxB7o7




게이오 플라자 호텔
날 좋아 기차 타고 근교 여행을 간다면 추천!

그래서 옮겼다. 오타루 당일여행과 후라노-비에이 일일투어 여행을 위해 삿포로역 근처 게이오 플라자 호텔로 정했다. 다만 삿포로역이 넓다 보니 역에서 나와 호텔까지 당도하는 거리가 제법 멀다. 날도 추워 칼바람 맞아가며 가려고 하니 코앞에 있는 호텔이 내 호텔이었으면 했다. 그레이스리 호텔도 지나고 미츠이 가든 호텔도 지나 당도한 게이오 플라자 호텔. 일본은 어딜 가나 호텔직원들이 친절한데 이곳 직원들은 특별히 더 친절하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특별히 업그레이드해 준다고 한다. 역시 비수기라 좋군! 공홈도 아닌 서드파티에서 예약했는데 무료 업그레이드라니 감지덕지다. 객실이 있는 복도도 별도로 카드키로 액세스 해야 들어가는 프라이빗한 객실! 첫인상이 좋다. 좁지만 소품 하나하나 신경 쓴 듯하다. 다만 복병은 기차소리. 역 근처다 보니 기차가 지날 때마다 시끄러워 편한 밤은 다 틀렸다. 신경 써줘서 업그레이드까지 해 줬는데 방을 바꿔야겠다. “시끄럽습니다. 미안하지만 방을 바꿔주세요.” 미안한 마음으로 건넸는데 미안한 마음이 전해진다. 알아보고 전화를 준다고 한다. 그냥 잘까 하다 3일 연박인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침대에 앉아 회신만을 기다렸다. 1인 객실은 없고 트리플 객실이 남아있는데 괜찮겠냐고 묻는다. 상대가 온마음을 다해 미안하다고 하니 내가 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반대편 객실. 이곳도 길가라 간간이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는 들리지만 잠을 못 이룰 정도는 아니다. 홀로 넓디넓은 트리플 객실에서 한밤씩 침대를 돌아가며 잤다.  


날이 춥다면 3 블록 이상 걷는 거리는 힘들다. 추운데 신호등을 3번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고 길도 미끄럽고 두 손 가득 짐도 있다면 고난의 행군이다. 특히 아이들이나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호텔 출입구가 지하도와 연결되어 있거나 무조건 가까운 숙소가 좋을 듯싶다.



혼자서 지낸 트리플 객실(左) / 비에이-후라노 투어에서 데려온 우유와 감자 과자(中) / 투어 끝나고 먹은 사무라이 수프카레(右)



https://maps.app.goo.gl/ijbECzD96rqGtJLV7


https://maps.app.goo.gl/sTECTMfFnZycbXAN6 / 삿포로역 주변 수프카레




솔라리아 니시테츠 호텔
새거 좋아한다면 굿! 깔끔한 신상

라젠트과 게이오에 이은 3번째 호텔. 새 호텔인 데다 도청 옆이라 돈을 더 내면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물론 역에서도 가깝다. 새 침대라 그런지 베딩도 앞선 2곳 보다 훨씬 좋았고 안락했다. 다만 새 거라는 것 외에는 큰 장점을 못 찾겠다. 객실 따라 다르겠지만 라젠트보다 객실은 크지 않았고 굳이 혼자 이 가격에 이곳에 묵을 이유가 없다. 안 갔으면 내내 생각났을 호텔이지만 다녀와보니 재방문 의사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추운 날 따뜻하게 몸을 녹일 대욕장이 있는 호텔을 선호해 라젠트와 솔라리아를 찾아갔지만 대욕장 물온도가 나와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라젠트 대욕장은 너무 뜨거워서 편히 머물 수 없었고 솔라리아는 내 몸을 달구기엔 미지근했다. 나 혼자인 여행에서 내게 맞는 대욕장이 있으면 금상첨화지만 아니라면 굳이 대욕장은 필요 없다. 객실 욕조에 내게 맞는 온도로 물 받아 캔 맥주 마시며 넷플렉스 보는 맛이 더 좋다. 


모든 시설물들이 새거라 좋았지만 리젠트 보다 아담했던 객실. 삿포로역 다이마루 백화점에서 산 르타오 케이크로 달달한 밤.



https://maps.app.goo.gl/5KFCDZtBCxmDL3W8A


https://maps.app.goo.gl/sgNTgrMU5cvWWyMe6 / 르타오 찾아 오타루 가지 않고 다이마루 식품관




JR- EAST 멧츠 비즈니스호텔 
적당한 가격의 삿포로역 앞 신상

멧츠는 삿포로역을 나와 신호등을 한 번만 건너면 되고 가는 길에 편의점도 있어 간식거리 사기 좋다. 1인용 객실에 욕조까지 구비되어 있어 대욕장이 없어도 추운 몸을 데우기에 적당하고 탕 안에서 편히 넷플 보며 거품목욕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을 접하고 대욕장을 굳이 고집하지 않게 됐다. 어차피 일본여행은 밖을 돌아다니는 여행이니 깔끔하고 간결한 실내구조와 욕조만 있으면 굿이니 돌고 돌아 이 호텔에 안착했다. 여러 번 숙박해도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곳! 최근 인기에 힘입은 것인지 아니면 슬금슬금 올라가는 엔화 때문인지 8~9만 원대에 예약하던 걸 12~15만 주고 가려니 아까워 다른 대안 호텔을 모색 중이다.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는 거품목욕(左)과 늦은 아침 반반 토스트(中) / 원하는 건 뭐든 살 수 있는 삿포로역 쇼핑, 러쉬 배스밤(右)




https://maps.app.goo.gl/3jBHKTjjVK8mzH727


https://maps.app.goo.gl/4PoFPwRGYQhdxRw88 / 늦잠 자고 간단한 아침



이곳저곳 기웃거려 보니 내가 보인다.


이곳저곳 호텔들을 다녀보니 내가 좋아하는 여행 패턴과 취향을 알게 된다. 역을 중심으로 놀고먹고 쉬는 걸 좋아해 숙소는 언제나 역에서 가깝고 대욕장이 없어도 욕조만 있으면 만족한다. 굳이 대욕장을 찾는다면 삿포로역 닛코 호텔 대욕장을 데이패스로 이용하고 그곳에서 노을과 야경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침 역시 라떼 한잔이면 충분해 조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삿포로 호텔들이지만 조식 불포함으로 좀 더 저렴하게 숙소를 예약하고 늦잠과 이른 런치 코스요리를 선택하는 ‘나’였다. 


좋아하는 걸 반복해서 하다 보니 나는 꽤 느슨한 사람이다. 시간 맞춰 바삐 돌아다니는 것보다 천천히 산책하다 사던 거 사고 먹던 거 먹어도 질리지 않는 사람. 걷다 자전거를 타거나 달릴 때도 있지만 대체로 자연을 곁에 두고 다니는 걸 좋아한다. 쇼핑도 떼 샷을 올릴 만큼 많이 사지도 않을뿐더러 사도 매번 사용하는 필수템들. 먹어도 매번 수프카레지만 킹수프에서 라마이까지 같은 종류의 카테고리 안에서 선택한다. 새로운 걸 도전하고 성취하고 달성하는 도장 깨기 여행은 내게 맞지 않다는 걸 분명히 알겠다. 짜릿하고 강렬한, 촘촘하고 알찬 여행보단 느슨하고 듬성듬성 틈이 있는 엉성한 여행을 즐긴다.  이곳저곳 다녀보니 단단하고 옹골찬 사람이라기 보단 느슨하고 엉성한 사람. 그게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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