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여행 ep.1 겨울의 오타루 : 오르골당 & 르타오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운하. 그 양옆으로 가스등이 몽환적으로 켜져 있는 늦은 밤의 오타루 사진을 보고 꼭 가봐야지 생각했다. 영화 <윤희>에서 오타루로 향하는 차창 밖 풍경은 차디찬데 옛 추억을 회상하는 마음은 따뜻해 묘하다. 꿈길 걷듯 몽롱할까?! 그 길을 지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삿포로에서 기차를 타고 오타루로 가는 길 초입은 도심과 별반 다르지 않다. 중반쯤 가서야 바닷가를 끼고 열차가 내달리는데 중간중간 터널을 지나고 그 끝은 절벽과 바다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절경이다.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어보지만 어찌나 빨리 지나가던지 기계를 조작하기도 전에 담고 싶은 자연경관은 이미 사라진 뒤다. 그냥 그대로 눈으로 담는 게 가장 오래도록 볼 수 있는 것 같다. 멍하니 차장밖을 보고 있으면 어느덧 목적지에 당도한다.
아기자기 소품들과 디저트 한입 이면 끝
오타루 여행 후기들을 보면 오타루 역보단 그 전역 '미나미오타루'에 내려 오타루의 핵심 스탓인 오르골당을 들려 그 앞으로 쭉 벋은 아기자기한 소품샵과 디저트 가게들을 천천히 거닐며 운하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초행길이라 그대로 따라 해 본다.
언덕배기 주택가를 지나 슬슬 내려오면 오르골당이 있다. 전 세계 2개밖에 없다는 증기 시계가 정각마다 수증기를 내뿜으며 시간을 알린다. 핫스폿이라 그런지 안이나 밖이나 사람들이 많다. 크고 작은 오르골과 유리세공품들이 옹기종기 콘셉트에 맞춰 진열되어 있고 2층 한쪽 구석에는 지브리 캐릭터들이 ‘돈 쓰고 가요’ 하고 가지런히 앉아 손짓한다. 앙증맞은 것들이 내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일본에서 쇼핑할 때마다 느끼지만 돈 쓰는 맛이 난다. 귀요미들은 내 지갑에서 돈을 쏙쏙 빼길 태세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수하물이 없는 저가 비행기. 정신없이 담았다간 돈 쓰고 수화물 추가금 내고 모셔와야 하니 기념품은 패스하기로 한다. 오르골의 유혹을 이겨냈다며 그 밖에 것들은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간간히 간식거리를 사 먹고 이곳저곳 눈으로 구경하며 어슬렁거리면 반나절도 안돼 끝나는 작은 도시, 오타루다. 물론 ‘미스터 초밥왕’에 나오는 스시집에서 점심이라도 먹으면 반나절이 꽉 찰 듯 싶다.
첫 오타루는 작은 동네 산책하며 귀여운 소품 구경하다 달달한 디저트 한 입 베어 먹는 맛,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 바다 옆 철길 따라가는 맛으로 즐겼다. 여길 다시 올까?! 그런 의구심이 남는 여행지다. 소소해서 좋았지만 그 소소한 맛을 다시 즐기기에는 글쎄다.
블링블링 오르골에 한번 놀라고 비싼 가격에 또 한 번 놀란다.
https://maps.app.goo.gl/iGUp7v353yQWNRJz8
테이크아웃도 좋고 티와 함께 앉아서 쉬어가도 좋은 곳, 르타오, 거꾸로 읽으면 오타루
https://maps.app.goo.gl/DWUp9WYegdkHybNh7
바움쿠헨이 맛있다는데 르타오 케이크 먹었으니 다음으로 패스!
https://maps.app.goo.gl/arHAty2vcpj2K4a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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