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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전토끼 Apr 23. 2024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은 미팅(Meeting)

외국계 기업에서 미팅은 보편적인 업무에 속할 정도로 무수하게 있다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할 당시에 미팅(Meeting)은  회사생활 루틴(Routine)의 큰 부분이었다.

나와 같이 일하는 해외 동료들과의 미팅 일정 이외에도 출근해 보면 미팅이 잡혀있다는 통보를 듣게 된다. 

대부분은 사전에 일정을 조율하지만, 급한 안건의 경우에는 2-3시간 전에 미팅을 잡는 경우도 꽤 빈번하다.



일반적으로 시차가 큰 나라(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주로 메일로 소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같은 아시아권이나 유럽의 경우에는 오후라도 필요하다면 미팅일정을 잡는 편이다. 급하게 공급일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면 미국의 공장 혹은 동료들과 미팅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미국 동료들과 미팅을 하려면 한국은 저녁 혹은 밤이기 때문에 담당자 간의 개별미팅이나 화상미팅(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다.



입사 초기에는 '미팅을 저렇게 빈번하게 할 정도로 일이 많은가 보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런 순진한(?) 생각은 6개월 정도 일해보니 금방 파악이 되었다. 




실제로 미팅에 참여하고 나서의 개인적인 생각은 

굳이 콘퍼런스 콜(Conference Call, 전화회의)을 해야 하나? 였다



대부분 미팅의 주제는 업무적으로는 재고관리, 수급문제, 관세(FTA관련) 및 세무 관련이며, HR 관련해서는 조직윤리, 조직문화, 비전공유가 대부분이었다. 




업무 관련 회의도 메일에 상세하게 기재해서 소통을 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거나 메일을 받는 사람이 제대로 읽지를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상 미팅이라고 한들, 메일에 읽는 내용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거나 메일내용을 설명해 주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여기에다 다국적 기업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협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회의 때도 다양한 엑센트의 영어를 들을 수 있다. 모국어의 강한 엑센트가 융합된 영어를 쓰는 국가(예: 인도)의 동료들과의 회의는 극한의 듣기 평가, 그 이상이다.  분명, 회의를 했으나 서로의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회의록을 정리해서 미팅 참여자들에게 공유해줘야 하는 이중업무가 생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미팅(Meeting)'이라는 문화가 우리나라 기업의 조직문화에서는 낯선 문화이기도 하며, 상대적으로 꺼려하는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요즘이야 글로벌 대기업, IT기업 및 젊은 스타트업 기업 중심으로 미팅문화가 보편화는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업에게 아직까지는 소위 페이퍼(서면)로 소통하는 것이 더 보편적이다. 미팅을 하는 것을 요식행위라고 보는 사람들도 다수 존재한다. 말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에 일정 부분은 동의한다. 




그러나 외국계 기업에서의 미팅은 업무의 효율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조직문화의 큰 줄기이기 때문에 미팅을 빈번하게 하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이 있다. 본래는 미국에서 지역구 정치인이 지역 주민들을 만나 토론하는 공청회성 성격을 띠는 미팅이나 현재는 기업에서 CEO 혹은 임원들과 직원들이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뜻하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은 이 타운홀 미팅을 매우 좋아한다. 신년이 됐거나, 회사 비전이 바뀌었거나, 실적을 축하하거나 그 외에 여러 가지 이유 등등.. 뻑하면 타운홀 미팅을 한다. 물론, 전 세계 직원이 다 모일 수 없으니 콘퍼런스 콜 혹은 화상회의로 대체한다. 




이렇듯 뻔한(?) 내용들을 전 직원을 모아놓고 하니 지루한 것은 사실이다. 끝나고 나서 질문을 받겠다고 하면 잠시의 정적이 흐르지만 극 E인 것 같은 미국, 유럽직원들이 알아서 질문을 해준다. 그래도 같이 업무 했던 직원들의 얼굴도 보고 회의하면서 사내 메신저로 간간히 인사를 전할 수 있는 기회라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외국계 기업에서의 미팅은 업무의 큰 부분에 속한다. 회사업종 혹은 직무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국계 기업에 입사 혹은 재직한다면 이러한 미팅에서 자신의 의사를 영어로 명확하게 표현하고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투머치미팅을 보편적인 업무이자 외국계 회사생활의 루틴의 한 부분으로 수용하는 것이 슬기로운 외국계 회사생활의 시작이다.  



미팅을 회사생활의 보편적인 루틴의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 contentpixie, 출처 Unsplash















































헤더 이미지 ©michaelfouser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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