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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전토끼 Jul 16. 2024

핵개인의 시대, 중요한 것은 개인의 서사다

[책]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핵개인이라는 말 무척 신선하게 들린다.

핵가족이 아닌 핵개인이라니.. 이제 정말 개인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인가 싶다.



불과 십수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인기 드라마의 소재들은 대부분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와의 우정과 같은 '연대 혹은 유대'였다. 하지만, 요즘 주요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는 '개인의 다양성'이다. 이러한 트렌드의 바탕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연인, 친구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고유성을 침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급격한 사회사상의 변화를 잘 꼬집은 책이 바로 <시대예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핵개인의 세계관, 핵개인의 경쟁력, 핵개인의 서사, 핵개인의 자립, 핵개인의 다양성으로 카테고리로 나눠서 향후 우리가 처할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먼저, 핵개인의 세계관은 이제 우리는 더 이상 '한국인', '백의민족'이라는 수식어보다는 내가 살아가고 싶은 혹은 내가 살아가는 도시에 대한 자기 소속감으로 살아간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서울러 혹은 뉴요커와 같은 수식어 말이다. 



예전에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미국 대표 타일러 씨가 했던 말이 문득 기억났다. 뉴욕에서 온 사람들은 "Where are you from(너 어디 출신이야)?"라고 물어봤을 때, I'm the City (난 그 도시에서 왔어)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그냥 그저 그런 도시가 아닌, 네가 생각하는 그 도시에서 온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소위  "그래 나 뉴요커다!!!"라는 말을 에둘러서 강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핵개인의 세계관은 국가와 국적보다는 내가 속해 있는 혹은 내가 갈망하는 도시에 소속감을 가지는 형태로 재구성될 것이다. 



서울러, 뉴요커와 같은 수식어가 핵개인의 소속감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유튜브 북끼리




다음은 핵개인의 경쟁력이다. 이제 우리는 고도로 발달된 AI와 경쟁하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앞으로의 개인의 경쟁력은 '일을 줄여나갈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즉,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으되,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큰 틀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곧 인재이다. 따라서, 연공서열의 문화에서 점차 개인의 역량 중심의 조직문화로 변화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재 채용이 아닌 인재영입으로 인사체계를 변화해가고 있다. 



역설적으로 자잘한 단순 반복 업무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개인만의 독창성과 창의성이 더 요구되는 시대로 변모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핵개인의 경쟁력은 창의성과 독창성에 있다  @유튜브 북끼리





마지막으로는 핵개인의 서사, 자립, 다양성이다.



핵개인의 서사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대기업 입사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게 아니었음을 깨닫는 순간부터 시작됐다. 그 힘들다던 대기업을 입사해도 결국 퇴직하면 모두 다 치킨집을 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개인의 정체성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왔다. 


이때부터 워라밸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직장에서의 나보다는 개인으로서의 나를 찾는 것에 집중했다. 저자는 핵개인 서사의 핵심은 "성장과 실패가 담긴 자신만의 기록"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게 때문에 아무것이나 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권한다. 



어떤 직업을 해도 결국에는 치킨집 테크트리를 탄다는 우스갯소리는 씁쓸한 우리 사회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유튜브 북끼리




핵개인의 자립은 특히,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부모가 노쇠하면  돌보는 전통적인 가치관이 무너진다는 점이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희생되어야 하는 개인이 아니라, 이제는 스스로 개인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향후, 이러한 도덕적 범위 내에 있는 효도라는 것이 사회적 공적 부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과도기적 단계이지만, 향후 20년 이내에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부양'을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핵개인의 다양성은  전통적인 가족형태, 한민족 한국가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난 가족 구성이다. 사회적 공동체에서 기인하여 가족이 된 경우를 다큐멘터리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형태를 신 가족 구성의 형태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런 가족형태를 받아들이려면 아마도 문화적, 인종적 장벽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저자는 핵개인의 다양성을 사회적 편견이 없는 유연한 문화의 수용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구감소로 이민청 신설을 논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작가가 던진 핵개인의 다양성은 미래의 주요한 어젠다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전통적인 유교의 가치 역시 핵개인화의 물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유튜브 북끼리





이 책을 보면서 "정작 내 삶은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기술의 진보조차 따라가기가 버거운 지금, 전통방식 그대로 답습하면서 살아도 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졌다. 질문에 대한 답은 계속 찾아나가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자기만의 서사가 존재해야 하고, 그 서사의 콘셉이 개인의 고유성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도태되지 말아야겠다는 불안감을 오히려 개인의 고유성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면, 진정한 핵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가 역시도 책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개인의 서사임을 강조하고 있다





『북튜브, 북끼리의 북큐레이션』

https://www.youtube.com/watch?v=lDIxBeYzy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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