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사이즈에 숨겨진 이야기?
그림의 크기(호수) 1호, 10호, 100호 누가, 왜 만들었을까?
[그림의 사이즈에 관한 모든 질문]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 그림은 몇’호’인가요?, ‘호’당 얼마인가요?등 ‘호’라는 단위를 들어본 적 있으실텐데요, 이때 쓰이는 ‘호’는 캔버스 사이즈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1호부터 500호,사각형부터 삼각형,원형 등 현재는 다양한 비율과 여러 모양의 캔버스가 존재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하여 쓰고 있는 캔버스 사이즈의 기준은 누가, 어떻게, 왜, 만들게 되었을까요? 캔버스의 시작이 담긴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
네덜란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황금시대'가 아닐까 싶은데요, 네덜란드가 경제적 부흥을 이루었던 황금시대에 네덜란드는 세계 무역의 중심이자, 경제 중심지였습니다.
네덜란드 황금 시대의 시작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80년 전쟁에서 벗어난 네덜란드가 해양 및 상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16세기 후반에 이루어졌으며, 특히 바닷길에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이 경제성장에 기여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은 세계 무역을 지배했고, 전 세계에 걸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와 서인도 회사(WIC)는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적 부흥을 발판으로 이 시기에는 네덜란드의 예술이 발전하고 수많은 예술가들이 탄생되기도 했습니다.
렘브란트, 베르메르, 프란츠할스를 포함한 네덜란드의 거장들은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을 탄생시키고. 무역만큼 예술 분야의 거래도 활발해 졌습니다. 현재까지도 렘브란트는 바로크 미술의 거장, 프란스할스는 네덜란드 미술 최초의 거장, 그리고 렘브란트와 함께 17세기의 거장으로 꼽히는 요하네스 베르메르까지, 그들의 작품은 사실주의와 일상 생활에 중점을 두면서 네덜란드 황금 시대의 정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렇게 미술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당시 사람들은 그리기 어려운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 초상화와 잘 그리지 못해도 표가 나지 않는 다른 장르의 그림을 같은 값으로 치는 산정법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같은 인물화라고 해도 인물이 차지하는 면적과 배경이 차지하는 면적을 다른 값으로 계산하여 가격을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림의 면적을 일일이 계산하는 일이 번거로워지자 화면을 세가지 형태로 나누고 여기에 각각 적용되는 호수를 정했다고 해요! 이 호수가 작품 거래의 편리에 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상징하는 작품<The Night Watch>, Rembrandt, 1642
황금 시대는 경제적 압력, 갈등, 네덜란드 공화국의 세계적인 지배력의 쇠퇴로 인해 점차 시들해졌지만, 그 유산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혁신 정신, 기업가 정신, 그리고 문화적 성취는 국가의 정체성을 계속해서 형성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황금 시대를 되돌아보면서 상업, 문화, 혁신, 예술로 작은 나라가 역사에 미칠 수 있는 거대한 영향을 상기시키게 됩니다.
좌 <Girl with a Pearl Earring>, Johannes Jan Vermeer, 1665
우 <The Laughing Cavalier>, Frans Hals, 1624
중세시대 부터 이어져온 캔버스 크기의 규격화는 오랜 예술적 유산의 한 부분인 셈입니다.
다음 번에 미술관을 방문하거나 그림을 구매할 때 기억해 보세요
' 호' 는 단순한 크기의 단위가 아니라 역사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예술을 사랑하시는 분이든, 이런 특이한 용어에 대해 궁금하시는 분이든
캔버스 사이즈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면 예술 감상에 새로운 차원이 더해질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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