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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 12문 12답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에서 마이너가 묻고 진이 답하다

by 이정하

하워드 진은 미국의 진보주의 역사학자이다. '미국 현대사의 양심'이라고 불릴 정도로 평화, 인권 운동에 앞장 선 그는 그동안의 강연과 연설 내용을 모은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를 출간했다.


교육에 대한 제 소견을 한국의 독자들께 전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한국과 미국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믿습니다.

교육을 포함한 문화가 힘 있는 집단들에 의해 통제받고 있습니다.
양국 모두에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저항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류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사상을 제시해줄,
교육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교육관료주의를 피해 대중들에게, 특히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독립적인 사상과 인습에서 탈피한 정보를 전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이 현존하는 모든 정치, 경제, 문화 체제를
근본적으로 반추할 수 있게 해줄 창의적 사고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많은 이들에게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이 가능한
새로운 평등사회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하워드 진,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말에 잘 실린 것처럼, 더 이상 '생존을 위한 교육', 즉 주류 세력에 의한 통제 식의 교육에서 벗어나, 개개인에게 독립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한 때이다. 특히 역사교육의 측면에서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독립적으로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가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에 담은 내용 중 마이너와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해 12문 12답으로 담아보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이후에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 비평문에서 이야기해보고 싶다.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 (Howard Zinn on Democratic Education)




#1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진: 현재를 둘러싼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하기 위해서. 역사를 벗어나기 위해 역사로 들어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일부 역사학자들처럼 중간에 길을 잃어서도 안될 것이다.



#2

미국의 역사교육 방식의 주요 문제점은 무엇인가?


진: 가장 큰 문제는 세계와 고립된 채 미국역사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역사를 국가주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모든 나라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 심지어 그것이 유럽중심주의와 가깝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다른 대륙은 전혀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다.



#3

역사 수업에서 날짜, 전투이름, 권력자의 이름이 단순히 나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에는 무엇이 있는가?


진: 역사를 내용을 보강해 오늘날에 대입해 볼 수 있다. 또, 학생들의 현재 경험에서 떠올릴 수 있는 특정한 역사 사건이 있었는지 물어본다. 학생들이 스스로 찾은 연관성 (어떤 특정 역사사건이 또 다른 사건과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에서 역사는 살아 숨 쉬게 된다.


논쟁을 일으킬만한 문제를 제기하고 학생들에게 묻는다. “~는 옳은일이었나?”, “우리가 ~를 자랑스러워하고 기념해야 하는가?” 와 같은 질문들이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옳고 그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세상에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답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의 머릿속에서 논쟁을 벌일 수 있다.



#4

학생들이 단순 사실을 암기하지 않도록 하려면 교사들의 비판적 사고도 키워야 하나?


진: 주입된 생각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며 매우 까다로운 문제이다. 다져진돌에 충격을 가하고 새로운 돌을 만든다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릴 뿐 만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교사는 수업의 중심인물이고 수업에서 주도할 수 있는 권력을 갖는다. 수업에서 교사는 역사를 공부할 때 절대적인 답을 줄 수 없는, 의견이 분분한 문제를 다룬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한다. 그리고 각자 자기의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명시한다. 정의의 문제에 대한 전문가는 없음을 밝힌다.



#5

어떻게 ‘상대주의의 덫(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는 상대주의)’을 피했나?


진: 대학교육에서는 상대성이 적합하다. 그러나 사례를 들어가며 대처했다. 나의 확실한 입장을 밝히고, 모두 타당하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6

교사의 반인종주의적 관점을 장려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


진: 역사를 가르치며 도덕적 목표는 고려되지 않는다. 물론 인종차별과 평등을위한 투쟁의 실상을 알아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에 대한 감정적인 깨달음이 꼭 있어야 한다.

또, 전반적으로 역사학에서 문학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생각 또한 든다. 일반역사 수업에서는 얻기 힘든 감정적인 충격을 주는 작품이 많다.



#7

사회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반인종주의적 관점에서 관심을 두는 것외에 역사교육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주제들은 무엇이 있나?


진: 계급 간 갈등의 문제를 정직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급 간의 갈등을 언급하지 않고 국가 정체성을 구축하는데 집중하는 것 같다.



#8

교사들은 미국 역사에서의 백인 노동계급처럼 인종, 계급, 성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 백인 노동자계급을 용서해버리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서 설명할 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진: 적개심의 근원은 사회와 환경 상황에 있는 것이지 인간 본성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를 갈라놓는 적대감이 연대를 통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일을 이해햐려는 것과 그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해야한다.



#9

백인이 유색인종에게 저지른 과거사에 대한 죄의식에만 기초하지 않는 반인종주의 시각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진: 반인종주의 시각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자기 이익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 흑백이 힘을 합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사회를 가로막았다는 사실 또한 이해해야한다. 죄책감 때문에 평등을 허용하면 안된다.



#10

역사가 객관적일 수 있다고 보는가?


객관성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모든 역사는 주관적이며 특정 관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치에 따라 선택을 하는 것이 역사이기 때문에 객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



#11

어떻게 하면 진보적인 교사가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학원 내에서 급진적관점을 장려하는가?


진: 교사들은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행해야한다. 수업 내용을 제시하고 주관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한다.



#12

교사들에게 도움의 한 마디를 한다면?


진: 전통적 관점은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교사들이 문 앞을 나서 첫 발을 내딛으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건 정말 어렵지 않다.저기 도서관에 모두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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