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을 때 가장 행복해
“난 누워있을 때 가장 행복해 넌?”
“난 청소할 때가 좋아”
“난 미뤄놓은 드라마 볼 때”
“난 운동하면서 땀 흘릴 때”
보통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의 방식이 있다.
나에겐 행복이란
‘아무 걱정 없이 기지개를 피고 온몸에 근육을 이완하고 힘을 쫘악 뺀 뇌 정지 상태, 또는 푹 늘어져 누워있기’
이 행위 자체는 나에게 어떠한 에너지를 채워준다.
거기다 내가 애정하고 애정 하는 애착 인형,
뚱냥이와 까미를 껴안고
적당히 바스락 거리는 순면 60% 이불과 베개,
거즈면 소재의 빨아도 금방 마르는 여름 당근 패턴 잠옷과 조용히 제 일을 다하고 있는 잔잔한 선풍기까지
이것만으로도 구름 위에 있듯 온 몸의 신경이 ‘오늘은 이만 쉴게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세상 행복하다.
최근 나의 이런 행복감의 고도를 더 높여준 건
침대의 아늑함을 더 느끼게 해주는 버섯모양의 조명.
조명이 주는 시각적 따스함과 아늑함, 포근함은 인스타 사진을 위해서 찍어 올리는 네모 틀 안에서 느껴지는 것보다 마치 늦은 오후의 노을처럼 정말 더 아름답고 따스하다.
이런 작고도 소중한, 소소하지만 어쩌면 나에겐 위대한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이 순간에도
나는 누워있다. 행복을 느끼고 있다.
엄청나고 위대한 걸 하지 않고도 소확행을 할 수 있다는 거 엄청난 장점이 아닐까?
그러므로 내일이 안 왔으면 하는 바람도 살짝쿵…
저, 더 누워있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