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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쑥이 Sep 13. 2022

명절 덕분에 새로운 걸 배웁니다

그것은 LA갈비



생전 요리도 안 한 내가

생전 LA갈비가 어떤 갈비 인지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요리를 시작했냐고요?


이게 다 명절 덕분이라고요


명절이라면 수많은 잔소리와 요리스트레스

똑같은 인사치레 영혼 없는 덕담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기분이 좋기만 한 게 아닌 추석 연휴


여기에 더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내가 결혼을 하고 첫 명절 추석이라는 것이다


나에게 요리라 함은

그냥 대충 끼니를 때우는

너무 배고파 손만 안 떨리면 되는 정도였다면


결혼하고 나니 잘 먹는 게 제일이라는 멍뭉씨의

가치관 덕분에


나는 아주 잘 먹고 잘 싸게(?) 되었다


그리하여 잘 싸게 되었다고 요리까지 잘하게 되는 게 순리일까


어머님께서 감사하게도 전을 부치거나 다른 걸 요구하기 보다도 아버님의 고향, 영주에 어르신들을 위한 LA갈비를 요구하신 것


유튜브로 이것저것 찾아보고 멍뭉씨와

오피스텔에서 대야에 갈비 핏물을 빼고

양념을 한 뒤 예쁘게 반찬통에 먹기 좋은 양으로

나뉘어 10kg에 가까운 갈비를 만들었다


다행히도 어르신들과 가족들이 맛있다고 칭찬을 그렇게도 해주신 것이다


LA갈비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고기니 어느 누구나 좋아하기에 현명함을 발휘해주신 어머님


결혼하고 부담되는 첫 명절이라

아는 게 없었던 나에게 이렇게 수월하게 추석을 지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덕분에 LA갈비가 LA에서 온 갈비가 아니라 자르는 방향 때문에 지어졌다는 것


LA갈비가 생각보다 비싸다는 것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알게 됐다는 것


갈비 양념장이 따로 만들어져 판다는 것


갈비는 남녀노소 모든 연령대 다 즐기는 음식이라는 것


과연 내가 결혼하고 맞이하게 된

명절이 아니었다면 알게 되었을까?


작게나마 하나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게

결혼의 또 다른 장점이 아닐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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