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벌써 유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격정을 인내한 나의 유월이 지고 있습니다.(낙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가(동창회)’네요. 그래서 초조한가 봅니다. 요즘 더위와 겁을 너무 많이 먹었더니 속이 더부룩해서 식음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있어요. 몸이 무거워서 시작한 산책에 재미를 붙였더니 이제는 보통 하루에 2~3시간씩 걷게 되었고요. 걷고 나면 또 조금은 개운한 기분이 들어 술을 마시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장마에도 놀랍게 서점을 찾아 주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감사한 마음이 깊습니다. 이 시골서점이 몇 년이나 유지될 수 있었던 건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책은 종이고, 종이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좀 춥더라도 에어컨을 빵빵하게 돌리고 있어요. 에어컨디션이 원래 책을 보관하기 위해 발명된 기계니까 본질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유월. 개인적으로 올해 유월은 정말 천국과 지옥을 순식간에 오르내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덕분에 평소 호수처럼 잠잠하던 제 마음이 범람을 했는지 둑이 무너졌는지 많이 흔들리고 있어요. 물론 또 많은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회복되겠지요. 시간은 약이니까요. 해야 할 일들을 하겠습니다. 유월이 가기 전에 말이죠.
‘중력은 아래가 아니라 중심으로 향합니다.’ (무거운 것들은 항상 아래로 향한다) 몸이 축 처지는 게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게 아니라, 중심에 가까워지는 거라고 생각하며 오늘을 잘 보내겠습니다. 여러분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